“돈 떼일 염려 없는 약관대출”…보험사, 고금리 이자장사 빈축
대형보험사들의 보험계약대출(약관 대출) 금리가 6%대를 훌쩍 넘어 최대 8%까지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약관대출의 경우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해 대출금을 떼일 우려가 없음에도 시중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에 비해 금리를 과도하게 책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2월 기준 생보사 22개사의 금리확정형 평균 대출금리는 6.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주요 생보사 3사의 대출금리는 업계 평균 수준을 우회했다. 삼성생명의 대출금리가 8.7%로 가장 높고, 한화생명(7.54%), 교보생명 (7.14%)이 뒤를 이었다.
주요 손해보험사 5곳(삼성생명· 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가운데서는 현대해상의 금리가 7.62%로 가장 높고 △삼성화재(6.89%) △DB손보 (6.66%) △메리츠화재(5.91%) △ KB손보 (5.51%)가 뒤를 이었다. KB손보 제외한 4개사의 약관 대출 평균 대출금리 모두 업계 평균 금리인 5.36%를 뛰어넘었다.
이와 관련해 보험사들은 연력이 오래된 대형사일수록 과거에 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을 많이 판매해 대출 금리도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확정형 약관대출의 경우 만기 시 고객이 돌려 받는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가 산정된다”며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예정이율 7~8%대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취급한 대형 보험사일수록 약관 대출 금리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 6월 기준으로 전체 보험료적립금 가운데 5% 이상의 고금리 보험상품 차지 비중이 높은 푸르덴셜생명(52.7%), 한화생명(34.9%), 교보생명(37.6%)의 경우 업계평균보다 높은 7%대 수준에서 약관 대출 금리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정이율은 고금리 확정형 상품 때문에 높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산금리마저 1% 후반대로 책정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인다. 지난 2월 기준 주요 생보사 3곳과 손보사 5곳의 약관 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각각 1.92%, 1.52%를 기록했다. 비슷한 구조로 금리가 책정되는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담보대출의 가산금리는 1.20~1.25%에 불과하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약관대출은 경기가 어려워져 급전이 필요해진 서민들이 자주 이용해 불황형 대출로도 불린다”며 “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감안해 보험사들이 소비자의 상생을 위해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