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상승 13년 만에 최고… 유통가, 직소싱·PB상품 뜬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서민 생활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소싱과 자체브랜드(PB)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6.85(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직소싱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제품을 앞세운 PB상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소싱 비중을 확대, 산지 다양화와 사전 비축을 통해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다.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 커피 원두 상품 가격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동결했으며, 스페인에서 돼지고기를 직수입해 PB 수입 삼겹살의 가격도 동결했다. 이밖에 오렌지 직소싱 비중을 지난해 50% 수준에서 올해 80%까지 확대하고, 해상운송기간이 1주일 이상 증가한 페루산 망고도 항공운송 물량을 4배 가량(60t) 대폭 늘렸다.
롯데마트는 캐나다산 돼지고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캐나다 산지와 직접 단독 계약을 맺는 등 항공 직송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축소했다. 이를 통해 높은 신선도를 자랑하는 ‘캐나다 돼지 삼겹·목심(100g)’을 각 1780원, 158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체 상품 매출 중 PB상품의 비중을 8%대까지 확대하고, 상품수도 2455종에서 4067종으로 늘렸다. 특히 홈플러스 프리미엄 PB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국산콩 두부기획’ 은 두 달(2월 3일~4월 10일)간 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상승해, 두부판매 부동의 1위인 ‘풀무원’마저 앞질렀다.
편의점 업계도 PB 상품 개발을 위해 자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GS25의 ‘유어스(You US)’, CU의 ‘헤이루(HEYROO)’, 세븐일레븐의 ‘세븐셀렉트’ 등의 PB브랜드는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약 4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GS25는 롯데·해태제과 등 대형 제과업체들과 손잡고 ‘바프쌀로별마늘빵맛’, ‘오사쯔리틀넥’ 등 차별화된 PB를 올해 60여종으로 늘렸다. 그 결과 GS25의 올해 1분기 매출에서 과자매출 비중이 25%까지 증가했다.
온라인 업체들도 충성고객 확보와 매출 상승을 위해 PB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프레시몰도 지난해 PB상품인 순백목장우유와, 순백목장 동물복지 요거트 2종이 우유, 요거트 카테고리 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각 카테고리 내 기존 1위 상품이었던 유명 NB 제품을 뛰어넘으며 GS프레시몰의 최고 매출 상품 반열에 올라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PB상품이 유명 브랜드 상품을 뛰어넘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는 물론 고급화, 전문화 등의 상품성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며 “PB상품은 가성비 뿐만 아니라 ‘충성 고객’ 확보에도 효과적이라 유통업체들이 PB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