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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헤어질 결심'보다 긴 박수 나왔지만...[2022 칸]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5. 2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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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 되고 있는 영화 ‘브로커’의 주역들.왼쪽부터 송강호,아이유(이지은),이주영,강동원.(연합/REUTERS)

13분 간의 긴 박수가 이어졌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브로커’가 공개됐다. 27일 오후 7시(이하 현지 시각) 영화제의 중심인 뤼미에르 대극장 레드카펫 행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참석했다. ‘브로커’를 제작한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도 함께해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8번째 칸 진출작이자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인 만큼 현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그 어느 때보다 장사진을 이뤘던 ‘브로커’의 “표 구해요”사진들. (사진=이희승기자)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유사 가족 혹은 대안 가족을 소재로 삼았던 감독은 아예 한 발 더 나아가 생명과 책임에 대해 논한다.

 

아이를 갖고 싶지만 사회적 제도나 신체적 결함으로 가족을 이룰 수 없는 이들, 결국 아이를 버릴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이 이 영화의 얼굴없는 주인공이다.

 

 

영화는 베이비 박스 안이 아닌, 밖에다 아이를 놓고 갈 수 밖에 없었던 소영(이지은)을 통해 이 비극을 논한다.

 

버려지는 아기(공급)가 있기에 그렇게라도 아이를 갖고 싶은 사람들(수요)이 존재한다는 걸 영화는 묵과하지 않는다. 남자 아이는 1000만원, 여자아이는 그 보다 200만원이 적은 금액으로 어딘가의 가정에 입양되는 현실을 쫓는 형사 수진(배두나)와 후배(이주영)는 잠복 수사를 하다 소영의 친 사고를 알게 된다.

두 사람의 친 덫에 걸리는 ‘브로커’역에는 송강호와 강동원이 맡아 특유의 능청스런 연기를 펼친다. 과거 영화 ‘의형제’에서 분단국가의 비극을 표출했던 두 배우들의 호흡은 일단 믿고 봐도 된다. 문제는 불법 성매매를 하며 살아온 소영이 아이의 친부를 죽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영화적 갈등이 부각되면서 시작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은 항상 따듯했다. 비록 영화적 배경이 비극과 최악 사이를 오갔지만 그의 연출은 결코 차갑지 않았다. 하지만 ’브로커’의 온도는 애매모호하다. 극 중 컵라면 신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미지근한 물을 부은 라면이거나 물은 뜨거운데 빨리 연 상황 중 하나”로 나뉘어 질 듯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장 먼저 강동원과 포옹하며 영화가 첫 선을 보인 감격을 나눴다.(사진=이희승기자)


‘브로커’속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버려진 존재 들이다. 하지만 영화의 말미 그들을 ‘태어나서 고마운 존재’로 위로하는 장면에는 탄성과 감탄이 교차된다. 무엇보다 이지은이 보여주는 건조한 모성연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팬데믹 기간 동안 ‘나의 아저씨’를 보고 푹 빠져 이지은을 캐스팅 했다”고 밝힌 만큼 작품 안에서 배우 이지은을 향한 감독의 애정이 차고 넘친다. ‘브로커’는 오는 28일 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상 여부가 판가름 난다. 영화의 한국 개봉은 오는 6월 8일이다. 

 

칸(프랑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