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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칸] 영화 '브로커'의 배우들이 꼽은 감독의 최고작 들어보니…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5. 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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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은(아이유)과 이주영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공식 상영회에 도착, 레드카펫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칸 EPA=연합)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브로커’로 생애 첫 레드카펫을 밟은 여배우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27일(현지시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아이유와 이주영은 팬데믹으로 일본 자택에 머물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OTT와 극장에서 인상깊게 본 연기가 ‘브로커’로 이어진 공통점이 있다. 

 

그간 송강호와 강동원은 감독이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지만 두 사람의 캐스팅은 철저히 비밀에 쌓여있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손잡은 ‘브로커’는 공개 전부터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 바.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브로커’의 아이유.(연합/EPA)

극 중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갔다가 다시 찾으러 간 엄마 소영 역할을 맡은 아이유(이지은)는 레드 카펫에 앞서 팬들의 사인 요청이 쏟아질 만큼 성공적인 칸 데뷔를 마쳤다. 

 

25일(현지시간) 열린 국내 취채진과의 티타임에 참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유독 ‘가수이자 연기자 아이유’에 대한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아이유의)매력을 꼽자면 목소리다. 표현력이 좋을 뿐더라 배우로서의 감도 좋다. 연출 디렉션을 준 다음에 연기하는 걸 보면 정답처럼 완벽하게 해내곤 했다. 답을 찾아내는 속도도 굉장히 빨랐다”고 감탄한 바 있다.  

 

극 중 소영이 버린 아기의 행방과 더불어 어설픈 브로커인 송강호, 강동원을 추적하는 형사 역할의 이주영 역시 감독이 일본에서 인기리에 종영된 ‘이태원 클라스’와 영화 ‘야구소녀’를 본 뒤 적극적인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들이 꼽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고작은 무엇일까. 1시간의 차이를 두고 국내 취재진과 만난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원더풀 라이프’를 꼽았다. 영화는 천국과 지상의 중간역인 ‘림보’에서 7일 안에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골라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첫 작품으로 실질적인 데뷔작으로 불린다. 10년간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며 늦은 시간까지 혼자 편집실에 있던 그가 ‘어딘가에 신이 인간의 기억을 기록해두는 곳이 있다면?’이란 상상에서 출발했다. 

 

영화 전체의 톤은 무채색이고 초반부터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터라 극적인 반전은 없다. 감동을 살리는 음악도 철저히 배제했지만 죽음을 끝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시작으로 본 감독의 신선하고도 따뜻한 시각은 평단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원더풀 라이프’는 당시 세계 30개국 개봉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원더풀 라이프’는 산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비평가 협회상, 토리노 국제 영화제 최우수 각본상, 낭트 3국 국제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각본상,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미술상 등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주영은 “배우가 아닌 분들의 자연스러움이 담긴 작품이라 가장 애정이 간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대학생때 부산영화제에서 본 작품”이라면서 “평소 배우들이 모습을 관찰하고 그걸 녹여내는 연출을 하셨다. 극 중 젤리나 토마토 같은 소품들은 다 대기시간에 실제로 (배)두나 언니와 먹던 것이다. ‘와, 내가 영화로 보던 그런 연출 안에 있구나’란 생각에 행복했다”는 촬영 소감을 남겼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브로커’의 이주영.(연합/EPA)

아이유 역시 “캐스팅이 되기 1년 전 우연히 간장 게장 집에서 감독님과 만나 인사를 나눈적이 있다. 그 이후 가장 첫 번째로 본 작품이 ‘원더풀 라이프’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본 감독님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잊혀지지 않는다. 운명인 건지 캐스팅 제안도 나중에 그 게장집에서 받았다”고 밝혀 웃음을 더했다.

‘브로커’는 ‘환상의 빛’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공기인형’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세 번째 살인’ ‘어느 가족’ ‘10년’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등을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그의 첫 한국 연출작이 어떤 수확을 거둘지는 오는 28일 영화제 폐막식에서 알 수 있다.

 

칸(프랑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