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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누적 적자 왜? 김혜수·주지훈·김희애 모델료 624억원 '펑펑'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5. 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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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이 지난달 공개한 광고 장면.(사진=발란)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유명 배우를 내세운 광고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적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이다.

29일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사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3사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비용은 624억원에 달했다.

거래액 순위 1위인 머스트잇은 지난해 배우 주지훈을 내세워 TV광고를 내보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머스트잇이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비용은 134억원으로 전년(20억원)과 비교해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머스트잇이 지난해 플랫폼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199억원) 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던 머스트잇은 지난해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흐름도 -90억원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64억원의 결손금도 발생했다.

김희애와 김우빈을 모델로 기용했던 트렌비도 광고비용이 2020년 91억원에서 지난해 299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트렌비는 지난해 매출액(218억원)보다도 큰 금액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했다. 이로인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102억원에서 330억원으로 1년 만에 3배가 증가했다.

배우 김혜수를 앞세워 인지도를 높인 발란 역시 지난해 광고비로만 191억원을 지출해 지난해 거둔 매출 522억원의 36% 가량을 광고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규모는 2020년 61억원에서 지난해 18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의 합산 거래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며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수익의 대부분이 해외 명품 부티크, 병행수입 업체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압도적인 수준까지 확보하기 전까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최근 무신사가 브랜드의 정식 유통사를 통해 들여온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나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가 신뢰도 타격을 입었다. 또 이 틈을 타고 브랜드 협상력이 뛰어난 대기업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명품 브랜드관을 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도 이번 가품 판정을 계기로 브랜드로부터 직접 상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유통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유출과 과도한 반품비 논란 등의 악재도 겹쳤다. 최근 발란과 트렌비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고, 상품 가격과 맞먹는 반품비가 논란이 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개 판매에 대한 안내 의무를 다했는지 명품 플랫폼 3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