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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자영업자 빚 1600조원 넘어…증가폭 역대 두 번째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6. 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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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영업 중인 가게들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이 1600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으로 서비스업 등에서 대출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644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63조9000억 원(4.0%) 증가했다. 증가폭은 2020년 2분기(69조1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대출 잔액이 107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46조4000억원(4.5%) 늘었다. 2020년 2분기(47조2000억원) 이후 역대 두번째 증가폭이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161조7000억원(17.7%)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대출 중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이어진 부동산업이 전분기 보다 13조3000억원 증가한 346조원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면세점 업황 부진의 영향을 받은 도·소매업(11조8000억원), 정보통신업(2조7000억원), 오미크론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숙박·음식업(2조5000억원)도 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전분기 415조3000억원에서 1분기 428조5000억원으로 13조2000억원(7.2%) 증가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제조업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공급차질 심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등으로 증가폭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확대됐고, 서비스업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 증가, 코로나 금융지원 자금 공급 등으로 증가폭이 전분기 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용도별로는 시설자금이 전분기 대비 22조원(3.4%) 늘어난 672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23조5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85조6000억 원 늘어 역대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

운전자금도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분기 보다 41조9000억 원(4.5%) 늘어난 972조4000억 원으로 집계돼 2020년 2분기(52조1000억 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을 나타냈다.

송 팀장은 “시설자금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부터 늘어나고 있는데 주택용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매매가 활성화되지 않고 정부 당국의 규제 등의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업황이 둔화되고 있고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어느 정도 수익이 있기 때문에 관련 투자를 위한 대출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전자금은 화학·의료용 제품 업종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