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타워’ 설치 약속한 尹 당선인, 제약·바이오 한류 시대 열까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린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가 윤 당선인의 관련 공약에 주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의 육성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윤 당선인이 ‘제약·바이오 한류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제약·바이오 관련 주요 공약은 국무총리 직속의 컨트롤 타워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다. 보건 안보 확립과 국부 창출의 핵심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점찍고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이끌겠다는 의지다.
컨트롤 타워 설치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온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산업 육성 정책과 재정, 규제 등을 다루는 부처가 분산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설치될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는 연구개발, 정책 금융, 세제 지원, 규제 개선, 인력 양성 등을 포괄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의 정책을 총괄해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R&D 예산과 세제 지원 확대 등 신약 개발과 관련한 계획도 주목받는다. 윤 당선인은 구체적으로 평균 6~7% 수준인 정부 연구개발 지원 비용을 14~1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2조8000억원 수준의 정부 연구개발 지원 비용은 5조6000억원 규모로 2배 늘리고, 연구비 지원은 연구자 중심의 원천기술 확보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현재 6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고가의 항암제, 중증 및 희귀질환 신약의 등재 기간은 ‘신속 등재제도’ 도입을 통해 4개월로 줄인다. 신속 등재 의약품의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약사가 환자의 약제비 일부를 부담하는 위험 분담제(RSA) 등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첨단 의료(재생의료·정밀의료·뇌과학 등) 바이오 디지털 분야에 대한 국가 R&D 투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100만명 성인 코호트 사업에 전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100만명 제대혈 코호트 구축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도 확대가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개인 의료 데이터 및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관리할 ‘디지털 헬스케어 주상담의’ 제도를 도입하고 도서·산간 지역 및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윤 당선인의 공약에 업계는 일단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약 대부분이 업계의 요구사항이었던 만큼 기대감도 크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기업이 언제든 도전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산업계의 노력에 정부의 지원을 더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의 꿈을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차기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육성을 통해 우리 국민의 건강권을 튼실히 확보하고 글로벌 무대로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규제 완화와 초기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혁 등을 당부했다.
고 회장은 “바이오 산업을 위한 단기 및 장기의 정책 로드맵과 관련해 산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이슈 위주로 짜인 계획이 아닌 바이오 기업의 주기와 생태계를 반영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려 달라”고 말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