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반토막 난 세종시, 하락의 끝 어디
세종시 집값이 무섭게 추락하고 있다. 올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떨어진 값에 거래되며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6월 1주차(6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0.01%하락했다. 세종은 0.10%로 지난주 0.13%에 이어 높은 하락폭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7월 넷째 주(7월 26일) 이후 4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누적 집값이 3.60% 하락하며 전국서 가장 많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종 아파트 실거래가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떨어져 거래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4단지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3일 직전 최고가보다 3억8800만원 하락한 4억2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현재 호가는 6억원에서 7억원대 형성돼 있다. 소담동 새샘마을9단지 전용 84㎡는 지난 1일 7억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신고가 대비 2억7500만원 하락했다. 현재 이 단지 호가는 7억대에서 10억대로 매물이 나와있다. 고운동 ’가락마을6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최고 신고가 대비 2억4500만원 내린 3억95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 호가는 4억원에서 6억원대다.
세종시는 불과 2년 전인 2020년 한 해 동안 아파트 가격이 44.93% 상승하며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세종 아파트값은 국회 이전 등의 호재가 적용되면서 집값 폭등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부터 공급폭탄이 이어졌고, 여기에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시장 거래가 침체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외지인 거래가 많은 지역인 세종에서 보유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상황이 많아진 것도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세종 소담동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 등 호재가 여전해 집주인들이 여전히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수억원 내린 급매물만 겨우 거래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국회·청와대의 세종시 이전 이슈에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면서 한꺼번에 가격이 선반영 된 것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세종은 정치권 호재가 여전한 가운데 올해 입주물량이 축소되고 현재 과잉 수준이 아니여서 가격 회복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종은 국회 이전과 같은 논의에 시장이 과민 반응한 영향이 있다”면서 “다만 세종은 입주물량 과잉 수준은 아니어서 가격 회복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