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종료에도… 편의점 발주 제한에 ‘소주 대란’ 여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는 파업을 이어가며 여전히 주류 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편의점의 소주 발주 제한 역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 돌입 7일 만에 파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으나 이와 상관없이 공장 출입로를 막고 출고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은 하이트진로에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 70% 공회전 비용 제공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수양물류는 운임료 5%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 협상 타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들에 관한 직접적인 대응이 불가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하도급법에 따라 원청업체인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와 화물차주들간 협상 과정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위탁 물류회사와 차주 간 계약에서 비롯된 문제로, 원사업자와 수급자 간 계약과 협의 과정에 개입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며 “운송료의 경우도 운송사 측에 유가연동제로 지불하고 있어 유류비 인상분은 이미 운송료에 반영됐는데 최근 요구사항은 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트진로 측은 시위대를 상대로 업무방해, 건물 침입, 폭행치상 등의 혐의로 총 네 차례에 거쳐 고소 조치를 취한 상태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인 이천시 측에 불법 정차 단속 요청서를 넣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하이트진로 파업사태가 길어지면서 편의점, 자영업자 등만 애를 먹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은 여전히 매장당 하이트진로 소주 발주를 하루 1~3박스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오비맥주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지난 15일부터 맥주 출하가 정상화됐다.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오비맥주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맥주 출하량이 평소의 20%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수 운송에 비상이 걸렸던 제주삼다수도 다시 정상화를 되찾았다. 제주삼다수는 제주에서 생산해 내륙으로 운송 되는데, 수도권으로 향하는 제품의 일 평균 공급량이 평시 대비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파업은 끝났지만 아직 매출에서 중요한 부분인 주류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발주 제한이 그대로다”라며 “지금도 주류 부족 현상이 심각한데 집회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매출 타격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