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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오르고 매물 거두고’ 재건축 단지 ‘들썩’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3. 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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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주공5단지 아파트(서울시 제공)

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압구정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 중심으로 기존 매매 물건들은 다시 회수하거나 이전보다 높은 호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 서울시 35층 규제 완화까지 “호재가 생겼는데 급하게 팔 필요가 없다”는 집주인들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대선직후부터 이날까지 닷새동안 3.2% 감소세를 보였다. 25개 자치구 별로는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있는 용산구 5.5%, 강남구 4.2%, 서초구 4.3%로 매물이 줄었다.

대선 전까지 지난 1년간 서울 대부분의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었지만 대선 이후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재건축 단지 중심 호가도 껑충 뛰는 분위기다. 압구정 단지에선 최근 호가가 최고 4억원까지 뛰기도 했다.

압구정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매물을 보류해달라는 연락이 오고 있다”면서 “꼭 팔아야 하겠다는 집주인들도 호가를 1억이상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21㎡는 지난 1월 80억원(9층)에 팔리면서 직전 최고가인 지난해 3월 31일의 64억원(11층)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현재 이곳 단지 전용 198㎡ 호가는 81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한양 전용면적 86.62㎡는 현재 호가가 12억∼13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같은 단지 전용 107.92㎡도 14억∼15억원 선으로 형성돼 있는데, 직전가 10억원(10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새 가격이 4억∼5억원 오른 셈이다.

목동도 매수문의가 늘고 있는 분위기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 9단지의 경우 정밀안전진단 D 등급에도 적정성 검토에서 떨어졌다”면서 “최근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공약에 원활하게 통과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수요가 많은 서울 등 도심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 면제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여기에 앞서 이달 초 서울시가 발표한 일반주거지역 ‘35층 층수 규제’ 폐지와 맞물리면서 재건축 지역이 더 들썩이는 분위기가 됐다.

재건축 초기 단계의 단지들은 이미 안전진단 신청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는 현재 16단지 중 공무원 임대 아파트인 15단지와 재건축 사업을 끝낸 8단지(포레나 노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단지가 재건축 사업 초기 수순을 밟고 있다. 노원구도 선거이후 5일간 2.7% 매물이 감소했다.

재건축 시장 기대감이 커지면 집값도 들썩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정부 5년간 가장 큰 테마는 재건축이 될 것 같다”면서 “올해는 집값이 하락하기보다 약보합세와 갑보합세가 불규칙적으로 반복하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