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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문턱 낮추고 보장범위 늘리고”…생보사, 치아보험 경쟁 ‘활활’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6. 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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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보험사들이 보장 범위를 넓히고 유병자를 대상으로도 가입 문턱을 낮추는 등 치아보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손해율 상승을 우려로 치아보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대형보험사들은 잇달아 상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는 상황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3월 ‘삼성 치아보험’과 ‘삼성 간편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치아보험은 임플란트, 틀니 등의 보철치료와 크라운치료, 영구치 발치 등을 보장한다.

간편 치아보험은 업계 최초로 유병력자도 가입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최근 5년 내 충치나 치주질환으로 영구치를 발치할 경우 가입이 불가능했으나 해당 상품은 틀니 사용 여부와 1년 이내 치과 치료 여부만 고지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라이나생명 역시 치주 질환 치료 이력이 있는 고연령자를 대상으로 가입의 문턱을 낮췄다. 라이나생명의 ‘(무)THE ONE 간편치아보험’은 치료 이력으로 치아보험 가입이 어려운 50대 이상 고객을 위해 가입 심사를 완화했다. 보험 가입 시 틀니 착용 여부, 최근 1년 이내 충치치료 여부 등만 고지하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치아질환을 넘어 보장 범위를 대폭 넓힌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4월 보장 범위를 치아에서 얼굴 부위까지 확대한 ‘밝게웃는얼굴치아보험’선보였다. 해당 보험은 치아질환 관련 보장과 함께 얼굴 부위별(눈·턱·귀·코) 특화보장을 신설해 상품의 차별화를 뒀다. 턱관절 장애와 악안면수술, 난청진단과 만성비염 수술까지 보장이 가능하며 의료사고가 발생 시 법률 비용손해까지 보장이 된다.

이처럼 치아보험 경쟁에 업계가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로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치주질환 진료 인원은 1298만명으로, 2016년에 비해 5년 사이 98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의 치료비 보장 범위가 좁아 치주질환을 겪는 환자 대다수가 치료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비용이 고가인 틀니나 임플란트 수술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연령에 제한이 있고 평생 2개까지만 보장이 가능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아보험 상품에 대해 문의를 하거나 가입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늘자, 보험설계사들이 상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사측에 제안해왔다”며 “치아 치료의 경우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고 고객들의 수요는 높아 틈새시장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위험관리 전략으로 손해율에 대한 부담이 경감된 것도 치아보험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국내 치아보험이 도입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라이나생명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액 보철치료를 보장하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그러나 보험 출시 초기에는 치아가 부실한 소비자만 보험에 가입하는 이른바 ‘역선택’의 문제가 발생해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에 부담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위험관리 전략을 등장하고 나서야 치아보험이 보험시장에 안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 후 3개월 면책기간 내에 발치한 치아는 임플란트 보장을 하지 않는다거나 동시에 치료가 불가능한 보철과 크라운 치료가 주 계약 내에서 상쇄하도록 설계하는 식의 위험관리 전략을 구상해냈다”며 “초기 치아보험이 낮은 손해율로 시장에 안착하자 대형보험사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보장 확대와 보험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