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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아파트 청약시장… 할인분양·현금지원까지 등장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6. 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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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전경. (연합뉴스)

 

전국에서 ‘청약 불패’ 시대가 저무는 모습이다. 지방에서 시작한 ‘미분양 공포’가 수도권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약불패’로 여겨졌지만 청약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꺼지면서 건설사들의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혜택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도 무순위 청약에도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한 단지는 분양가를 낮춰 결국 ‘할인분양’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동 일대에 짓는 주상복합단지 ‘한화 포레나 미아’가 미계약 82가구에 대해 29일부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이달 초에도 정당계약 후 남은 139가구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소진하지 못하자 재도전을 한다.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또다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셈이다.

특히 강북구 수유동에서 분양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3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에도 미계약분이 소진되지 않자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할인분양에 나섰다. 당초 분양가는 전용 59㎡ 8억6120만~8억7910만원, 전용 78㎡ 10억1630만~11억4780만원이었지만, 할인 후에는 전용 59㎡ 6억8000만~7억8500만원, 전용 78㎡ 8억6385만~9억7563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분양가를 고려하면 10~15% 낮아진 수준이다.

이들 단지들은 분양 당시에도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고분양 논란이 많았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분양 열기가 감소하고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예비 청약자들에게는 청약 매력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울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곳은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이유도 있지만 지방과 수도권에서 주로 발생했던 아파트 미분양 공포가 서울까지 확산하고 있어 본격적인 부동산 하락장이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청약 불패’로 꼽히던 서울에서 조차 미계약 물량이 이어지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미분양 아파트는 전월 대비 약 90% 증가한 688가구에 달했다. 올해 2월 47가구였던 것이 3월 180가구 4월 360가구 5월 688가구로 급격히 늘며 3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가파른 대구에서는 분양 마케팅으로 현금지급, 옵션 설치비 무료혜택 등 각종 혜택을 내세우며 수요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 북구 칠성동에서 분양 중인 ‘호반 써밋 하이브파크’는 계약자들에게 계약해지 보장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보통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계약금을 냈더라도 해지 시 모두 돌려주고 위약금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이 단지는 계약 시 500만원의 현금도 지급 혜택과 발코니 확장 비용 등도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앞서 달서구 일대에서 분양했던 ‘달서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역시 이와 비슷한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계약금 안심보장제는 분양 후 계약자들에게 일정 시점에 계약 해지를 원할 시, 계약자들에게 위약금 없이 계약금 일체(옵션비용, 제세공과금 등 일부 제외)를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개편으로 분양가가 오르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묻지마 청약’이 이어졌는데 이제는 옥석가리기가 시작되면서 ‘선곰후당(먼저 고민되고 나중에 당첨)’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