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가계대출 1014조 돌파…“경제허리 부러진다”
40~50대의 가계대출 규모가 101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대출 총액의 54.3%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대출자 10명 중 3명은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동시에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청년·노인 대책에 주력하는 사이 ‘경제 허리’가 부러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4050대의 가계대출 총액은 1014조1479억 원에 달했다. 전체 가계대출의 54.3%에 달한다.
4050대의 가계대출은 최근 3년간 지속해서 증가세를 이어왔다. 4050대 가계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0년 5.1%(923조 3503억 원→970조 5336억 원), 2021년 4.5%(970조 5336억 원→1013조 9454억 원)를 기록했다. 올해도 3월 말까지 0.02%(1013조 9454억 원→1014조 1479억 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이 은행권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12월 말 전년 대비 은행권 가계대출은 3.3%(572조 9371억 원→592조 1018억 원) 증가했고, 2금융권은 6.1%(397조 5965억 원→421조 8436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0대와 5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과 신용이 높은 만큼 대출의 질이 높은 편이었지만, 최근 들어 2금융권의 대출 규모가 은행권에 비해 빠르게 커지며 취약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권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4050대의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2020년 이래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금융권이 은행권보다 압도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4050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0.7%(310조 5422억 원→312조 6585억 원) 증가할 때, 2금융권은 9.8%(142조 6342억 원→156조 5558억 원)나 증가했다.
신용대출 총액의 경우,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감소하는 모양새다. 4050대 은행권 신용대출 총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9년 10.4%, 2020년 17.8%, 2021년 4.1% 증가했고, 2금융권의 경우 2019년 3.4%, 2020년 6.5%, 2021년 8.2% 증가했다. 올해부터 4050대 신용대출 총액은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월 말 대비 올해 3월 말 은행권 신용대출 총액은 0.3%(167조 263억 원→166조 5278억 원), 2금융권은 0.2%(90조 7846억 원→90조 6362억 원) 감소했다.
405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전체 채무자 중에서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은 편이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을 의미한다. ‘빚으로 빚을 돌려막기’하는 경우가 많은 다중채무자는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상환 부담이 늘어나 연체율 상승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4050대 다중채무자는 256만 1909명으로 4050대 대출 차주 960만 5397만 명의 26.7%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다중채무자 비율인 22.6%보다 더 높았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4050의 대출 차주는 전년 대비 0.3%(958만 6868명→962만 252명) 증가했는데, 다중채무자는 3.2%(248만 8458명→256만 9149명)나 증가했다.
진선미 의원은 “4050대의 가계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새 정부의 금융지원정책 수혜에 포함되지 못해 고립되는 실정이다”며 “4050 세대의 부실은 국가 경제 전체의 위험이 될 수 있는 만큼, 다른 세대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