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 1년만 4000선 밑으로…인플레이션 탓 6주 연속 하락
글로벌 해운운임이 6주 연속 하락하면서 1년 만에 4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등 외부 요인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77.93포인트 내린 3996.77을 기록했다.
운임 하락 현상은 대부분의 노선에서 관측됐다.
미주 서안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6722달러로 전주 대비 161달러나 하락했다. 미주 동안노선은 1FEU당 9441달러로 집계되며 한 주 만에 93달러 떨어졌다.
중동 노선도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2971달러로 전주보다 230달러 하락했다. 중동노선이 3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처음이다. 호주·뉴질랜드 노선 역시 1TEU당 3143달러로 전주 대비 43달러 떨어졌다.
지중해노선과 유럽노선도 1TEU당 6201달러, 5570달러로 각각 전주 대비 67달러, 42달러 낮아졌다.
반면, 운임이 대폭 상승한 노선도 있다.
남미 노선은 1TEU당 9483달러로 전주 대비 171달러나 상승했다. 10주 연속 상승이다. 해당 노선의 운임이 대폭 오른 것은 선사들 선복 조정 탓으로 풀이된다. 남미노선은 지난달 말부터 임시결항이 증가하면서 선복량이 부족해졌다.
최근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대외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운임 하락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최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항만 혼잡 등의 이유로 유럽 주요 항만들의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제재로 인해 러시아 관련 컨테이너 물동량이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지중해 최대 항만 중 하나인 발렌시아항 역시 항만 혼잡으로 인한 환적 화물의 우회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렌시아항의 올해 1~6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수출입 화물이 9%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적 화물이 11.5% 감소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6.4% 감소한 260만 TEU를 기록했다. 발렌시아 항만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파악했다.
최건우 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5월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월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며 “다만 항로별로 차이가 있는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북미 서부는 감소한 데 반해 동부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 등 대외환경 악화로 수요 증가세 둔화와 함께 유럽의 항만 파업, 미국 철도 혼잡 등 공급 부문의 영향이 여전히 남아있어 하반기 컨테이너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해운업계 역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컨테이너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탓에 운임 하방 압력이 지속적으로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미국과 벨기에·독일 등 해외 주요 항만에서 (노동자들의) 파업 조짐이 일고 있어 향후 운임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