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17잔사고, 아침 7시부터 대기했는데”…스타벅스, 여름 기획상품 교환 논란
스타벅스의 여름 e프리퀀시 기획 상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이에 대한 스타벅스의 대처를 놓고 소비자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개인적으로 측정하니 ‘서머 캐리백’에서 폼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인증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제품을 무료 음료쿠폰 3장으로 교환해주겠다는 스타벅스의 방침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칫 이번 사태로 스타벅스 충성 고객들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폼알데하이드 개인 측정 수치’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이 게시됐다. 작성된 게시글에는 서머 캐리백의 폼알데하이드(HCHO) 수치를 직접 측정한 결과 측정치 초과가 나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HCHO 측정기로 0.818㎎/㎥까지 올라갔다. 당장 밖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서머 캐리백 안에 측정기가 있고, 측정기에는 0.818이란 숫자가 나타나 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수치가 높을수록 색깔이 노랗게 변하는 측정기로 검사한 결과를 게시했다. B씨는 “왼쪽이 측정하기 전이고 오른쪽에 측정한 뒤”라며 “노랗게 변할수록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높다. 이렇게까지 변한 건 정말 오랜만에 본다”고 말했다.
폼알데하이드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을 가진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폼알데하이드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각종 건설 자재에서 발생해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스타벅스의 안일한 대응이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 21일 스타벅스 측은 공지글을 통해 “서머 캐리백 같은 가방은 의류나 침구류와 달리 직접 착용하지 않는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폼알데하이드 관련 안전기준 준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후 여론이 점점 더 악화되자 스타벅스는 다음날 황급히 사태진압에 나섰다.
스타벅스 측은 “서머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지적에 대해 제품 공급사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국가 전문 공인기관을 통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식 모바일 앱을 통해 “현행 법령상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본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신속히 고객을 위한 성실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서머 캐리백 교환을 원하는 고객은 7월 23일∼8월 31일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하면 무료 음료쿠폰 3장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서머 캐리백이 지마켓과 SSG닷컴 등에서 3만3000원에 판매됐고, 증정품으로 받기 위해서는 음료 17잔을 마셔야 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너무 가벼운 보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머 캐리백을 받기 위해 구매한 총 17잔 중 일반음료와 미션음료 등 조건에 맞춰 마실 경우 평균 9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벅스가 지난해부터 예약제를 도입한 이후 예약 시작 시간인 오전 7시 전후로 앱 접속 대기자 수가 수 십만명에 이르며 경쟁이 치열했다. 개수가 제한되고 당일 예약밖에 되지 않아 아침 일찍 앱에 접속하고도 예약에 실패하는 사례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스타벅스의 성장을 견인했던 소비자 충성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이마트의 스타벅스 인수 후 스타벅스 고유의 감성이 사라졌다는 지적과 함께 품질 문제가 잇따라 터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서 스타벅스 충성고객 사이에서는 스타벅스가 아닌 ‘쓱(SSG)타버스’가 돼버렸다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료 음료 쿠폰이라는 스타벅스의 대처 방식에 실망한 소비자가 많을 수 있다”며 “이번 일로 스타벅스 충성고객이 한 번에 대거 이탈하지는 않겠지만 같은 사례가 누적되면 소비자들도 결국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