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현금청산 불안에 '급매 늘고 호가 수억원 뚝'… 펜트하우스까지 매물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중단 사태가 석달 넘게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팬트하우스를 비롯해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12월 잔금·이주비 승계’ 등의 조건으로 급매물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둔촌주공 매매 물건은 단지별로 Δ저층 1단지 55개 Δ저층 2단지 24개 Δ고층 3단지 29개 Δ고층 4단지 39개 등 147개로 나타났다.
가격도 급매물 위주로 최대 4억원이상 빠져 있다. 신축 전용 84㎡ 조건의 매물 시세는 올해 초 25억원가량에서 현재 19억원까지 내린 매물도 많다. 여기서 이주비 승계까지 받으면 3억원 가량 더 낮아질 수 있다.
지난달 초 펜트하우스도 매물로 나왔다. 펜트하우스 전용211㎡ 은 현재 호가가 36억원에 형성돼 있는데, 이주비 등 승계할 경우 초기 투자금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등촌동의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금리인상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불안감에 급매가 나오고 있는 것인데, 협의를 통해 조정을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집주인들은 잔금 기한을 올해 12월 이후로 늦춰주겠다는 등 잔금 협의가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는데,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로 인해 현재 매매가 불가능한 입주권에 대해 미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둔촌동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년 보유·5년 거주·1주택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합원은 현재 매도가 불가능한데 사업이 3년 이상 지연될 경우는 3년이상 보유자도 매매가 가능하다”면서 “현재 문의는 있지만 분위기가 흉흉한 만큼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둔촌주공 단지 급매물로 내집마련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의 경우 서울시 개입도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데다 공사비가 급등해 공사재개에 대한 협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또 지연이 계속되면 추가 분담금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위험성 높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면서 ”현재 둔촌주공 재건축에 대한 갈등을 빨리 종식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지난 26일 조합에 ”사업비 대출금 대위변제 후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한 상태다.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대주단이 내달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에, 시공단 이를 대신 상환하고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조합에 통보한 상태다. 최악의 경우 구상권 청구한 시공단이 단지 전체를 경매에 부칠 경우 조합원들은 현금청산을 받고 사업 소유권을 뺏길 수 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