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겠다"… 혼돈의 1기신도시, 다시 리모델링으로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마스터플랜 수립 시점이 늦춰지면서 실망감이 큰 해당 단지들사이에서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곳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을 앞당긴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아 신뢰 형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재건축은 힘들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그간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단지나 용적률이 높은 단지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는 그간 ‘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 정비사업 방식을 놓고 조합원 간의 논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까지 리모델링이 주를 이뤘는데, 새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 관련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움직임이 더 커졌다.
하지만 8.16 대책 발표에서 당초 연말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이 2년 뒤로 밀어지면서 재건축 말고 리모델링을 서두르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날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을 앞당긴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구체적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임기내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결국 2024년으로 미뤄졌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분위기인데, 이 조차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8.16 공급 대책 발표이후 1기 신도시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집값도 하락 전환하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 시세 조사에 따르면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은 지난 12일 기준 보합(0.00%)에서 19일 기준 0.02% 떨어지면서 일주일 새 하락으로 돌아섰다. 5개 신도시 가운데 분당(-0.04%)의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이어 평촌(-0.02%)과 산본(-0.01%)의 순이었다. 일산과 중동은 보합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망 매물도 ‘8·16 대책’ 발표 당일(16일) 대비 최대 5%이상 증가했다.
현재 1기 신도시 단지들은 일산과 분당을 제외하곤 용적률이 200% 이상 수준으로 높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때문에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리모델링사업은 준공 15년 이후부터 추진가능한데다 임대주택 공급 의무도 없고 초과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다. 지구단위구역을 제외하면 용적률 제한도 없어 가능하다. 다만 비용이 적지않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재건축이 기약 없는 상황에선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분당구 재건축 추진단지 한 조합은 “재건축 추진 급무살을 탄게 대통령 선거일 부터인데, 임기내 추진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주민들 마음도 조급해지고 있다”며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리모델링을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