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윤 대통령, 바이든 아닌 ‘날리면’이라 발언”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언 발언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3일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대통령 발언에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주변 인물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김 수석은 “우리나라는 예산에 반영된 1억 달러의 공여 약속을 하고 간단한 연설을 했다”며 “그러나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거대 야당이 국제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못할 것이라고 박 장관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 속 윤 대통령의 음성을 다시 한번 들어봐 달라”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에서 이 XX들은 더불어민주당, 바이든은 날리면이 제대로 된 발언이라는 뜻이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에게 이를 확인했냐고 묻는 기자의 물음에 “그렇다”며 “이 말씀을 직접 한 분에게 확인하지 않고는 이렇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어제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70년 가까이 함께한 동맹국을 조롱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며 “순방 외교는 국익을 위해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고 야권의 공세를 비판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과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수용하지만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은 국익 자해 행위”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실 해명에도 현직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이 XX들’이라고 발언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