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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ID.4, 독일 전기차의 정석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10. 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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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4의 전면부 모습.(사진=김태준 기자)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의 전기차 ID.4를 국내자동차 시장에 출시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전기차가 대거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 취임 이후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모델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차 ID.4 판매가격을 5490만원으로 측정했다. ID.4는 국고 전기차 보조금 651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경우 4000만원 중후반 대에 구매할 수 있다.

폭스바겐 ID.4의 판매가격이 국산 전기차와 비슷해지면서 출고적체현상을 겪고 있는 국산 완성차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초도물량을 1300대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ID.4의 수월한 판매물량 확보로 빠른 출고가 가능할 경우 국산 전기차의 판매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 ID.4 실내 모습.(사진=김태준 기자)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차종은 당연 ‘골프’다. 해치백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글로벌 강자로 자리잡았고 자동차 업계에 해치백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는 차종이 바로 골프다. 뜬금없이 골프를 언급한 것은 전기차 ID.4를 시승해보니 내연기관차 골프가 연상돼서다.

ID.4의 첫인상도 골프의 단단하면서 심플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전체적으로 둥근 디자인으로 친근한 모습이다. ID.4의 곡선은 낮은 공기 저항계수 실현에 큰 도움이 됐다. 이는 전기차의 1회 충전주행거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ID.4가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임에도 전고가 낮아 날렵한 모습을 갖췄다.

실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의 추세인 길쭉한 디지털계기판과 커다란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ID.4에서 찾을 수 없다. 운전대 뒤로 5.3인치 ‘ID.콕핏’과 중앙의 12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적용됐다. ID.콕핏은 오토바이 계기판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REAR’버튼을 눌러야 2열 창문을 조절 할 수 있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부품을 줄이려는 폭스바겐의 노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폭스바겐 ID.4 후면부 모습.(사진=김태준 기자)

ID.4의 주행감각은 내연기관차에 가깝다. ID.4는 내연기관차처럼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B(브레이크)모드로 변경할 경우 회생제동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가속페달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다.

가장 골프가 연상되는 부분은 굽이진 길이다.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로 인한 낮은 무게중심과 이를 지탱하는 서스펜션과 부싱들의 조화가 인상 깊다. 급격한 스티어링휠 조작에도 ID.4는 운전자가 원하는 곳으로 돌아나간다. 고속주행과 도심에서도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해 전기차의 장점이 잘 나타났다.

ID.4는 82㎾h의 고전압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적용돼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6㎏.m를 발휘한다. 1회 충전 시 복합 주행가능거리는 405㎞이며, 공인 복합전비는 4.7㎞/㎾h에 달한다. 실제 시승 후 트립 컴퓨터로 확인한 전비는 5.1㎞/㎾h다. B모드를 통해 회생제동을 사용할 경우 ID.4의 전비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가 독일 해치백의 정석을 제시했다면, ID.4는 독일 전기차의 정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차량이다. 수입 전기차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이상적인 무게 밸런스를 갖춘 기본에 충실한 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ID.4를 선택지 중 하나로 올리기 충분하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