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김동관, 니콜라 이어 REC실리콘 점찍었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노르웨이 REC실리콘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한화는 REC실리콘을 통해 디스플레이·반도체 소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사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화는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REC실리콘 지분 12%를 약 10억1000크로네(약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이 회사 글로벌 부문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핵심 소재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기 위함이다. REC실리콘은 미국에서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특수가스와 태양광 전지 원료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부문은 지난 2020년 무역 부문과 화약 부문의 결합으로 출범했으며, 작년 무기화학 사업부 신설을 시작으로 정밀화학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900억원을 투자해 질산 생산량을 12만t에서 52만t으로 늘리는 등 반도체용 고순도 질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투자로 특수산업용 가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정밀화학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회사는 무역 사업 역량에 REC실리콘의 안정적인 가스 생산 능력을 접목해 국내외 고부가 특수가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도 이날 REC실리콘 지분 추가 인수를 결정했다. 공동 최대 주주인 노르웨이 아커호라이즌이 가지고 있는 REC실리콘 지분 4.67%를 4400만 달러(약 550억원)에 매입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회사는 기존 보유분 포함 총 21.3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된다.
이번 지분 인수는 안정적인 폴리실리콘 수급과 이를 통한 태양광 사업의 원가 경쟁력 강화, 미국산 제품 수요 대응 등을 위한 것이다. 이번까지 REC실리콘에 총 2490억여 원을 투자한 한화솔루션은 빠르면 내년부터 REC실리콘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미국 정부의 태양광 산업 지원 정책에 맞춰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두 기업 모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사업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양 사의 이번 인수 금액은 2000억원 가량이며, 한화솔루션이 작년 11월 밝힌 REC실리콘에 대한 첫 지분 인수까지 합치면 4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김동관 사장이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이어 이번에는 REC실리콘에 베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