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내홍 겪는 사이, 지누스 인수한 현대百…리빙 1위 노린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샘이 1대 주주와 2대 주주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사이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를 인수했다. 지누스와 기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현대L&C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 리빙사업부문이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그룹이 인수한 한샘과 홈 인테리어 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4일 현대백화점을 통해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와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규모는 7747억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지누스는 강점은 온라인과 글로벌이다. 매출 비중에서 온라인과 글로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0%, 97%에 달한다. 토종 기업인 지누스는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한 후 상자에 담아 배송해주는 기술과 미국 아마존 입점으로 급성장했다. 미국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은 30%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의 온라인,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리빙사업부문 계열사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품목 다양화와 고급화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2012년 인수한 가구·인테리어 기업 현대리바트와 2019년 계열사로 편입한 건자재 기업 현대L&C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한다. 또 미국 중심의 사업구조도 남미, 일본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가격대 역시 중고가로 확대하고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지누스 인수를 계기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사업부문은 매출 5조원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비전2030’을 발표하며 리빙사업부문 매출을 2030년까지 5조원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지누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1238억원으로 지난해 현대리바트(1조4066억원)와 현대L&C(1조1100억원)의 매출과 모두 합하면 리빙 사업부문 매출은 3조6000억원이 된다.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이 공격적으로 리빙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반면 1위 업체인 한샘은 1대 주주와 2대 주주가 갈등을 빚으며 내홍을 겪었다. 결국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1대 주주인 IMM PE는 2대 주주인 테톤캐피탈파트너스가 제안한 신규 사외이사후보 추천 안건을 부결시키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양대주주의 갈등이 경영권 분쟁으로 커지는 것을 막은 IMM PE는 한샘 인수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IMM PE는 한샘 지분 인수 당시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와의 직접적인 시너지뿐만 아니라 물류, 렌탈, 기업 간 거래(B2B) 특판 등 롯데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리빙사업부문과 한샘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