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은행 자영업자 대출 6조 급증…부실화 우려↑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6조원 가량 감소했으나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는 6조원 정도 늘어났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자영업자 매출이 부진한데 대출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침체되자 대출 상환이 늘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석 달 연속 감소세다. 그러나 은행들이 가계대출 보다 낮은 금리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자영업자 대출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3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305조5528억 원으로 전월 대비 2조362억 원(0.67%) 증가했다. 지난 1월말(1조6854억 원), 2월말(2조1097억 원)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올해 증가분만 5조8313억 원에 달한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 원으로 전월 대비 2조7436억 원 감소했다. 올해 1월(-1조3634억 원), 2월(-1조7522억 원)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세다. 올해 들어 총 5조8592억 원 줄었다.
이 같은 대출증감변화는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서자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에 가계대출 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며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은행의 고신용(1~3등급) 자영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2.74%(하나은행)~3.72%(신한은행)다. 반면 고신용(1~2등급) 가계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3.52%(하나은행)~4.08%(우리은행)로 집계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에 우대금리를 적용해 가계 보다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매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이 급증해 부실화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연 1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가구 중 적자가구(자영업가구의 소득에서 필수지출과 대출원리금 상환액을 차감한 값이 마이너스인 가구)는 약 78만 가구로 추정된다. 전체 자영업가구의 16.7% 수준이다. 이들 적자가구 중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미만인 유동성 위험가구는 27만 가구로 추정된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의 신용위험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금융기관들이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부실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