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상자·쇼핑백·소쿠리… 21세기 선거 맞습니까
제20대 대통령 선거 최종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7%를 기록하면서, 이번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러나 이러한 투표 열기가 무색하게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준비 부족·관리 부실이 도마에 오르면서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가 완료된 다음날인 6일 정치권은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두고 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했다.
전날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선 확진자를 위한 투표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택배 상자, 쇼핑백 등을 이용해 기표 용지를 대리로 전달하는 방식을 두고 유권자와 선관위 직원 간 충돌이 발생하는가 하면, 추운 야외에서 장시간 대기해 확진자가 쓰러지는 사태도 일어났다.
당장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영교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백혜련·이해식·양기대 의원 등은 이날 경기도 과천 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백 의원은 방문 이후 브리핑을 통해 김세환 사무총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선관위 측에서도 지적받은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선관위를 두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선관위는 확진자 등 사전투표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전체적으로 책임질 인사의 즉각적인 거취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선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우리 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드러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면밀히 검토해 선거일에는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 총 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1632만3602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김주훈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