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예고에도 화장품 업계 웃지 못하는 까닭은
국내에선 ‘노마스크’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화장품 업계가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지역별 봉쇄령이 이어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소비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색조 화장품 매출까지 오르는 등 꿈틀거리고 있다.
점포수가 가장 많은 화장품 편집숍인 CJ올리브영이 대규모 정기 세일을 진행했던 지난달 3일~6일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세일 동기간 대비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용 소품의 매출도 61% 올랐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색조 화장품뿐만 아니라 미용 소품까지 덩달아 성장하며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트렌드로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방역상황을 살펴보며 실외 마스크 미착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색조 화장품이 주력인 기업들도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주가도 모처럼 반등한 것이다.
아이라이너 등으로 유명한 토니모리는 지난 6일 한 달 전(3월7일) 대비 30% 오른 5640원에 거래를 마쳤고, 미샤와 어퓨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같은 기간 주가가 12% 뛰었다.
그럼에도 화장품업계는 해외 시장 중 가장 매출 비중이 높고, 전체 매출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내 소비가 언제 살아날지 알 수 없어 긴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해외사업 매출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오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기준 37%에 달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가 회복되더라도 중국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
그런데 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든 국내와 달리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며 대규모 도시 봉쇄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2만명을 넘어서며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를 포함해 중국 23개 도시가 전체 또는 부분 봉쇄됐다.
중국의 이러한 정책 기조는 이미 국내 화장품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줬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28일 아모레퍼시픽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6% 하회할 것이라 전망했고, LG생활건강 역시 화장품 영업이익이 21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 감소할 것이라 봤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이 연말에 이를수록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면서도 “중국발 코로나 리스크는 올해 하반기까지 변동성 확대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