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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사업 확대하는 롯데·신세계… 성과는 누가 먼저?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4. 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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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맥스 창원중앙점 보틀벙커 2호점 입구에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양대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주류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나섰다. 롯데는 대형 와인 전문점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고, 신세계는 해외 유명 와이너리 인수에 이어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며 반격을 노리고 있다.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소주, 맥주부터 청주까지 다양한 주류를 생산하고 있는 롯데는 최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유통계열사를 앞세워 와인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새롭게 선보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를 열었다. 보틀벙커는 오픈 후 3일 동안 매출 6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만에 와인·양주 관련 매장 방문객을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렸고, 전체 주류 매출도 5배 이상 키웠다.

특히 주력 상품인 양주, 와인 매출은 각각 12배, 6배 증가했다. 오픈한지 3개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약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와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발표하고, 보틀벙커를 준비하기 위해 올 초 이를 전담하는 조직인 ‘프로젝트W’팀을 신설한 바 있다. 현재 1호점을 연지 3개월 만에 창원중앙점에 ‘보틀벙커’ 2호점까지 오픈한 상태다.

보틀벙커가 흥행하자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을 추가하는 등 본격 확대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로는 보틀벙커에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 등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이스팅탭은 전용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뒤 기계에 카드를 접촉해 마시고 싶은 와인을 조금씩 시음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롯데백화점 역시 주류 상품군 강화를 위해 최근 업계 최초로 팀 단위의 주류 전문조직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1~2명의 바이어가 전점의 주류 상품군을 총괄해왔지만, 경민석 소믈리에를 포함해 총 4명 MZ세대로 구성된 ‘와인&리커(Wine&Liquor)’팀을 만들어 전문성을 강화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3월 말 신용산에 와인 복합 공간 ‘오비노미오(OVINOMIO)’를 오픈했다. 이 공간은 다양한 음식과 상황에 어울리는 와인 추천, 프리미엄 와인을 포함한 시음 및 와인 구매를 할 수 있는 소비자 체험형 공간이다.

신세계그룹은 주로 와인을 수입해 팔던 계열사 신세계엘앤비(L&B)를 앞세워 주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와인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목표로 2008년 12월 설립됐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 6000여 곳에 와인을 공급하며, 국내 와인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가까이 급증했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신세계는 지난달 미국 와인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지 양조장을 통해 와인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 직접 생산해 경쟁사와 차별화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신세계엘엔비가 와인에 이어 신제품 ‘레츠 프레시 투데이(레츠)’를 선보이며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레츠는 스페인산 발포주로 높은 보리 함량을 통한 몰트 맛과 가성비가 특징이다. 올해 매출 100억원이 목표로, 신세계엘엔비는 발포주 출시를 시작으로 와인수입사를 넘어 종합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우창균 신세계L&B 대표이사(왼)가 ‘레츠’의 광고 모델 배우 박정민과 제품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세계L&B)

다만 신세계는 제주소주로 주류시장에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후 ‘푸른밤’을 선보였지만 부진 끝에 사업을 접었다. 소주 소비의 중심 유흥용 시장 영업망이 부족했고, 제주에서 내륙으로 유통구조로 높은 물류비에 이중고를 겪었다.

업계는 신세계가 발포주 ‘레츠’를 선보이며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비맥주의 ‘필굿’과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가 국내 발포주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로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

유통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갖춘 것 만으로도 기존 주류업계와는 차별화를 지닌다”면서 “시장 성장세가 유지되는 한 각자 와인이나 발포주 등 매출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