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5조원 시대… 국내 직구 플랫폼 소비자 맞춤 전략 강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을 통해 쇼핑할 기회가 사라지면서 해외직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간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구매액은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6.4%가 성장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억눌린 소비심리가 해외직구에 몰린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해외 플랫폼과 손잡거나 직구 대상 국가 및 품목을 전문화하는 등 직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해외 직구 플랫폼들도 한국어·무료배송은 기본, 카카오페이 결제까지 국내 시장을 겨냥한 로컬라이징 전략을 적극 시행하고 잇다.
쿠팡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홍콩까지 ‘로켓직구’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2017년 미국 시장에 한정됐던 취급 품목을 지난해 1월 중국까지 확대한데 이어 쿠팡은 최근 홍콩 서비스 오픈, 해외 직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쿠팡 관계자는 “늘어난 고객들의 온라인 직구 수요를 반영해 로켓직구 서비스를 홍콩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11번가도 지난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 해외 직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 판매 중인 모든 상품을 SK텔레콤 멤버십서비스 ‘우주패스’를 통해 구매금액과 관계없이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해외직구 시 통상 2주 이상 걸리는 배송 기간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이용하면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로 단축된다. ‘특별 셀렉션’ 제품은 보다 빠른 평균 4~6일 안에 배송된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ON)도 해외직구 수요를 잡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매월 9일을 ‘직구온(ON)데이’로 지정, 해외직구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행사 기간에는 식품, 뷰티, 명품 등 해외직구 인기 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며, 행사 상품 구매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커머스 전문기업 코리아센터의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도 현지 언어를 몰라도 해외 제품을 국내 쇼핑몰과 동일한 환경으로 구매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중간 배송지 역할의 배송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직구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해외 직구 플랫폼들도 한국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 플랫폼인 아이허브(iHerb)는 기존 한국어 및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제공을 넘어 2020년 한국 지사를 설립해72시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에는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한국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커진 해외직구 시장은 팬데믹 종식 후에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이라는 핵심 무기에 각종 부가 서비스까지 국내 이커머스와 동일해지고 있는 해외직구 플랫폼의 한국시장 공세는 갈수록 더 맹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