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빅3’, 최고 실적에도 가격 인상… 소비자들 '부글부글'
치킨값 2만원 시대가 굳어지면서 3만원을 향해 가고 있다. 치킨업계는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치킨업체들이 일제히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여전히 소비자에게 비용 상승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BBQ는 다음달 2일부터 전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인상한다고 지난주 밝혔다. 황금올리브 치킨은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황금올리브 닭다리는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이번 BBQ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치킨업계 빅3 업체가 모두 가격을 올렸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7년 만에 품목별 가격을 500~2000원 올렸다. 교촌오리지날과 레드오리지날, 허니오리지날 등 한마리 메뉴 및 순살메뉴의 경우 1000원을 인상했고, 부분육 메뉴는 2000원씩 올렸다. 인상률은 평균 8.1%다.
치킨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대란으로 원·부재료가격 인상, 수년간 누적된 인건비 상승, 배달앱 수수료 상승 등을 가격 인상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치킨 조리에 사용하는 원재료 중 식용유의 비중이 높은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 말 3만원대였던 18ℓ짜리 업소용 말통 식용유 가격이 지난달 5만원대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치킨업계의 잇단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이용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치킨업계 실적이 일제히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액 493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도 279억원을 기록했다.
bhc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9.15% 증가한 477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8.33% 증가한 153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36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6% 늘었고,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8% 증가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치킨업체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맹점 수익 악화를 핑계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소비자 박경주(48)씨는 “중학생 아들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치킨을 시켜 치킨 가격이 부담스럽다. 치킨업체들이 가맹점주들이 어려워 치킨값을 올린다고 하는데, 유명 치킨업체들 지난해 이익이 모두 크게 늘었더라. 솔직히 자기들은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면서 가격인상을 모두 소비자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실제로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점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BBQ는 제품가격 인상과 함께 가맹점에 일부 원부재료 공급가격도 다음달 2일 제품가격 인상율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소비자한테는 가맹점주 수익을, 점주에는 원재료 가격 인상을 핑계로 인상 이득은 본사가 챙겨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