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건설사 1분기 성적표… 원자재 대란 직격탄
대형건설사 상당수의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매출은 증가했으나 레미콘 철근 등 원자재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국내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향후 새 정부의 건설정책 방향에 따라 하반기 건설업계의 실적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상장건설사 중 1분기 실적을 공시한 5곳 중 삼성물산을 제외한 4개 건설사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1분기 매출 4조1453억원, 영업이익 17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0.1%, 14.6% 감소했다. 1분기 신규수주는 8조9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8561억원 대비 30.4%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감소와 관련해 “대형 현장의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된 영향”이라면서 “2분기 이후 사우디 마르잔 공장, 아라스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매출 2조3760억원, 영업이익 1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하락한 배경에는 지난해 주택부문에서 분양물량(약 2만6800가구)외에도 선착공 물량이 약 1만 가구에 달하면서 원가율 산정이 늦춰진 영향이다.
대우건설은 매출 2조2495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294억원) 대비 3.5% 감소했지만 시장 추정치를 30% 정도 상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작년 1분기 주택건축 현장의 원가율 개선 요인과 해외 플랜트현장 준공 PJ 실적 등 780억여원에 달하는 일시적 이익의 기저효과로 당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5개사 중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1분기 건설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2775억원) 대비 8.8% 증가한 3조190억원을 기록했다. 영억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1350억원) 대비 14.8% 늘었다. 수주액은 4조8730억원으로, 올해 목표치(11조7000억원) 중 41.6%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건설 자재값 상승을 건설사의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멘트, 철근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건설사의 비용 부담이 커진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해외건설현장 공정이 지나치게 늦어진 탓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1분기에 더 심해진 원자재 가격 인상의 여파는 2분기 이후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2분기 부터는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매출과 수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 완화 등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당장 원자재가 상승과 안전관리비 증가 등 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결국 이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