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세이렌의 흑심? '휘발유 빨대'로 촉발된 '스타벅스 그린워싱' 논란
스타벅스가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고객 의견에 따라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타벅스의 친환경 시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매장에서 사용하는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 등이 난다는 고객 의견에 따라 지난달 25일 해당 물량을 전수 회수했다. 특정한 시기에 제조한 일부 빨대에서 냄새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냄새 문제는 종이빨대 제조사가 빨대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코팅액의 배합 비율을 조정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측은 “종이 빨대 성분은 인체에 무해하며 범용적으로 식품 용기에 쓰이는 것”이라며 “공인 검사 기관의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고 밝혔다.
종이 빨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이전에도 종이 빨대의 사용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시간이 지나면 흐느적 거리고, 종이 맛이 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지만, 2018년 도입 이후 현재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 모든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곳도 한국이 유일하다.
스타벅스 측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종이빨대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2017년 기준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사용된 플라스틱 빨대는 연간 1억 8000만개로, 무게로 환산하면 약 126톤에 이른다.
다만 플라스틱 대안으로 등장한 종이 빨대 역시 일회용품으로 더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에 젖은 종이 빨대는 사실상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소각되기 때문이다. 소각과정에서 유해물질도 배출되기 때문에 종이 빨대보다는 다회용 빨대가 친환경적인 면에서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타벅스의 친환경 이미지가 허상에 불가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친환경 경영이 본래의 목적보다는 친환경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른바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에 가깝다는 것이다.
일례로 스타벅스는 지난해 9월 ‘리유저블컵 대란’ 당시에도 환경단체로부터 음료를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 행사가 본래 취지인 환경 보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회용 컵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데다, 마치 굿즈처럼 제작돼 소비자들이 줄을 서며 컵을 모으는 바람에 자원 낭비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스타벅스가 자주 출시하는 텀블러, 프리퀀시 행사의 한정판 굿즈 등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취지로 소비자에게 텀블러 사용을 권하면서 새로운 굿즈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과소비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해 4월 지속가능 중장기 전략인 ‘Better Together:가치 있는 같이’를 발표하고, 오는 2025년까지 전 매장 일회용 컵 사용 제로화, 탄소배출량 30% 감축 등 다양한 세부과제를 밝힌 바 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