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청약 '줍줍'도 옛말… 무순위 청약도 옥석 가리기 시작
그동안 수천 대 일의 청약경쟁률 속에 높은 인기를 보이던 무순위 청약(줍줍)의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무순위 청약에 수만 명이 몰리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무순위 청약도 옥석을 가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묻지마 청약을 진행했던 서울 등 수도권이라도 주변시설이 부족한 입지라면 미달이 나오고 있고, 지방은 청약 미달 사태가 더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방은 역세권과 편의시설이 인접한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
1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과천시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무순위 청약 4가구 모집에 8531건의 신청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2132.7대 1을 기록했다. 단지에 이처럼 청약자가 몰린 이유는 2018년 분양가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돼 시세차익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거주의무기간도 없어 로또 무순위 청약으로 꼽혀 수요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도권에서도 무순위 청약에 수요자가 몰리지 않으면서 미달 사태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수도권 단지 6개 중 5개 단지에서 수요가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총 13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11일 진행된 첫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22개 주택형 중 5개가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총 198가구 모집에 526명이 몰리는 등 2.7 대 1의 낮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7차 무순위 청약에서도 주택형 84㎡C·G타입에서 5가구가 미달됐으며, 경기 부천시 원종 아이원시티는 106가구를 모집했지만 무려 75가구가 미달됐다. 이 외에도 송도 럭스 오션 SK뷰, 경기 수원시 서광교 파크뷰,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월드메르디앙 스마트시티도 무순위 청약에서도 청약자 수를 채우지 못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그동안 청약 불패로 불리던 수도권 무순위 청약에도 미달 사태가 일어난 것을 두고 수요자들이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입지가 좋지 않거나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즉 똘똘한 한 채‘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하는 추세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