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성추행 시집 논란’ 윤재순 비서관에 “사과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시인으로서 펴낸 시집에 왜곡된 성인식을 보여주는 문구가 담겨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국민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비서관의 성추행 시집 논란에 대해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 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비서관은 국민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성추문 여파가 정부여당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을 보이자 미리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과거 ‘남자마음설명서’라는 책에서 서술한 내용이 부적절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이 있다”며 “윤 비서관은 시인으로 활동하며 썼던 여러 표현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비서관은 지난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의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만 붉히고만 있어요’ 등 전철에서의 성추행을 합리화시키고 옹호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윤 비서관이 과거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선 “중징계가 아닌 가벼운 경고 처분을 받은 건 해당 기관에서 당시 상황을 참작해 드린 판단일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실은 과거 다른 정부에 비해 아주 컴팩트하게 구성돼 있다”며 “하루빨리 참모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여러 혐오 발언으로 김성회 종교단문화비서관이 자진사퇴한 데 이어 윤 비서관도 낙마한다면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윤 비서관을 둘러싼 여러 성비위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그의 해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비서관과 그를 임명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윤 대통령은 성폭력 전과가 있는 대통령실 비서관 임명에 대해 사과하고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윤 비서관의 성추행 시집 논란에 대해선 “지하철 전동차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며 지하철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시를 실었다. 그것은 문학이라 할 수 없는 정말 끔찍한 인식”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작 아무런 말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총무비서관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비롯해 비서실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국민을 위해서라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용납해서도 안 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주훈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