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금리↑…영끌 2030, 이자부담 걱정에 '불면의 밤'
노원·도봉·강북 아파트값이 금리인상과 다주택자 매물 증가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30 영끌족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4~5월 매매 거래된 노원구 아파트는 총 126건이었다. 이중 75%가 최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였다. 지난 9일 중계동 염광 131㎡의 경우 10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7월 최고가(11억8000만원) 대비 1억8000만원 떨어졌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전체 매수의 49.3%를 차지할 정도로 2030세대의 매수세가 집중된 곳이다.
도봉구도 4~5월 매매 거래 53건 중 66%인 35건이 최고가 보다 떨어졌다. 지난달 11일 창동 주공19단지 68㎡는 10억4700만원에 팔려 지난해 7월(11억5000만원) 보다 1억3000만원 하락했다.
강북구에서는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1단지 84㎡가 지난달 9일 9억3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 대비 1억5500만원 급락했다.
경매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노원·도봉·강북 등을 관할하는 서울북부지법에 접수된 경매사건은 144건으로 전월 대비 11.63% 증가했다.
대출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주택을 매입한 영끌족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영끌족들이 패닉바잉에 휩쓸려 시장에 진입할 때만 해도 기준금리는 0%대로 초저금리 시대였다. 지금과 그때와 비교하면 매달 갚아나가야 할 금액은 적게는 수십만원이 늘어났다.
진선미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대의 주담대 총액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다. 2019년 12월말 15조4220억원 대비 2021년 12월말 20조424억원으로 30% 증가했다.
3040세대의 주담대 총액은 2019년 12월말 394조8734억 원 대비 2021년 12월말 437조1017억원)으로 10.7% 늘었다.
노도강 지역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 유예한 윤석열 정부의 조치에 따라 급매물이 점점 쌓이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 조치가 확정된 지난달 11일과 비교해 이날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9.8% 늘었다. 도봉구와 강북구도 각각 11.8%, 10.8% 증가했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가 종부세 부담을 줄이고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5월말 잔금을 조건으로 집값을 깎아주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