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정치라떼] 여야, 지방선거 끝나자마자 당권 경쟁…여야 전직 “민생이 우선” 한목소리 본문

오늘의 기사

[정치라떼] 여야, 지방선거 끝나자마자 당권 경쟁…여야 전직 “민생이 우선” 한목소리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6. 11. 09:16
728x90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이 나섰다.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여야 모두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와 이른바 친윤(윤석열)계 사이에 공개 비판이 나오고 있고, 대선과 지선에 연이어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선 선거 패배 책임 공방을 벌이며 친명(이재명)계와 친문(문재인)계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여야가 모두 지방선거 이후 당권 경쟁으로 내홍에 빠진 것은 차기 지도부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총선 전까지 전국 선거가 없어 지도부가 중도 사퇴할일도 사실상 크게 없는 만큼 여야 모두 혁신 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벌써 당내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싸움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계 인사들은 지방선거 이후 이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지난 6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 대표의 행보를 겨냥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 대부분이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 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당 혁신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의도가 있다는 어투로 날을 세웠다. 정미경 최고위원이 경기 성남시 분당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을 두고는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으냐고 묻는 이가 많다”고도 꼬집었다.

이 대표도 “어차피 기차는 간다”며 즉각 응수했다. 그리고 지난 7일에는 더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는 제가 와있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이 대한민국 정부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해서 외교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며 “저는 대한민국 외교부와 정부 입장을 숙지하고 그 범주내에서 활동 중인데 한국에서는 러시아 역성드는 이야기만 나오니 의아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유일한 동맹 미국의 입장도 러시아 역성들자는 것보다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메시지를 내는 것일 텐데 다들 자중해 달라”며 일갈했다.

대선과 지선에 연이어 패배한 민주당 역시 혼란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친명계와 친문계간 공방이 거칠어지며 좀처럼 수습 국면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친문계는 선거 참패 원인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재명 의원의 차기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반면, 친명계는 ‘이재명 죽이기’라며 맞섰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우리가 패배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이 인천 계양 을에 나서고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것이 선거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대권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항상 시끄러웠고 내분이 생겼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의원들의 다수 의견은 걱정하는 쪽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친명계는 ‘이재명 죽이기’라며 맞섰다.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안민석 의원은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특정인에만 있겠나. 그런(이재명 책임론) 주장은 기득권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로, 다분히 계파적 시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하듯이 국회의원 10여 분께서 일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 주장을 했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보와 당원들, 지지자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선거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일부는 ‘이재명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계파의 이익이 먼저인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여야 모두 당권경쟁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 “여야가 큰 선거를 두 번이나 치르고 이제 이에 대해 평가와 향후 대비의 시간을 가질 시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특히 여당의 경우 친윤과 당 대표와 서로 그 간에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모습들이 좀 있었지 않나 싶다”며 “이런 부분이 누적돼 터져 나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당권 경쟁으로 인해 민생이 뒷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야들 떠나 항상 선거가 끝나면 민생에 집중하면서 당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선거가 연달아 두 번 있다 보니 당내 갈등 수습이 현안이 돼 버린 것 같아 좀 안타깝다”고 했다.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여야 모두 당권경쟁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 “여당은 당대표 임기가 1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당권 경쟁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 당내에서 주고받은 SNS 글들은 현상들에 대한 개인 의견을 얘기하다 보니 갈등으로 비춰지는 게 아닌가싶다”며 “정치권에선 종종 이런 일이 있는 만큼 그렇게 새삼스러울 건 아니지 않나 싶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혁신은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런 것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을 해야 함에도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며 “반성을 제대로 하려면 이재명의원이 당권을 잡으러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당권 경쟁으로 인해 민생이 뒷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가 그런 측면이 있을수 있다”면서도 “경쟁은 할 수 있지만 민생을 소홀히 한다는 그런 부분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여야 모두 당권경쟁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 “정당 내에서 당권 경쟁을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라면서도 “문제는 경쟁이 당원이나 국민들이 보기에 건강한 경쟁인지 또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여당은 지금 현재 당 대표의 임기가 1년이나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본인이 책임을 지면되지 않겠나 싶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대선 이후 평가, 반성, 사과, 혁신의 노력이 없었다”며 “당이 운영에 있어 3대 원칙인 정체성, 공정성, 민주성이 유린당했다”고 비판했다.

‘여야가 당권 경쟁으로 인해 민생이 뒷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들 시각에선 당권경쟁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하라는 것”이라며 “국회와 각 정당이 (민생을 위해) 해야 될 고유한 역할들을 해가며 당원과 국민들의 정서와 요구에 맞게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김형주 전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여야 모두 당권경쟁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연이은 선거에서 패하다보니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로 다투고 있다. 반면 국민의 힘 쪽은 왜 저렇게 내홍을 겪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자는 친윤계 의견이 있다 보니 이런 갈등을 겪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야가 당권 경쟁으로 인해 민생이 뒷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야 각 당의 내홍에 원 구성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민생법안들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민주당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을 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당청 관계를 견제와 균형 잡힌 시스템으로 명확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