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채소값… 오이·상추·파 가격 작년보다 두 배 올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에서 가격표를 살펴보는 소비자. (연합뉴스)

역대급 소비자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때 이른 무더위와 장마 등으로 채소 값마저 급등하며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오이 가격은 10㎏당 5만3500원으로 1년 전 2만1800원에 비해 2.5배 올랐다.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중순까지 10㎏당 2만2360원이었던 오이값은 한 달 새 2.4배로 뛰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세는 충청지역 오이 산지의 재배면적 자체가 줄어든 데다 바이러스성 병해로 인해 작황도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강원지역 산지에서 비가 많이 와 출하가 늦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대파 가격은 같은 날 기준 1㎏당 2166원으로 1년 전의 1130원과 비교해 약 1.9배 비싸졌다.

또 상추(적상추) 가격은 4㎏에 5만7660원을 기록하며 6만원에 근접했다. 상추 값은 한 달 전 2만1140원에서 이달 8일 7만2820원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5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1년 전의 3만2168원과 비교하면 약 1.8배나 높다.

상추의 적정 생육온도는 15∼20도지만 지난달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생산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예년보다 상승했다.

깻잎 가격도 2㎏당 3만2320원으로 1년 전의 1만7864원과 비교해 약 1.8배로 올랐다. 깻잎은 최근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생육이 지연되고 있다.

이처럼 오이, 대파, 상추 등 주요 채소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재개를 기대하던 요식업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온라인 카페에서는 물가 급등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경기 고양에서 고깃집을 운영한다는 식당 주인 김모씨는 “최근 채소 값이 오르면서 식당 업주들은 고육지책으로 ‘슈링크플레이션’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반찬 구성을 줄이거나 채소는 양을 줄여 나가면서 식당을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