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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영화를 보게 만드는 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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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당차다. 방송국의 간판이자 엄친딸인 세라는 영화 ‘앵커’의 주인공이자 배우 천우희가 가진 또 다른 얼굴이다.
‘앵커’는 생방송 5분 전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오면서 베테랑 앵커 세라에게 벌어지는 기묘한 현상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세라는 아나운서 경력만으로 앵커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얘기에 기자로 전직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홀로 제보받은 주소로 찾아간 세라는 집안에서 숨진 모녀를 발견하고 이후 기이한 환각증세에 시달린다. 그래서일까. 장면마다 스산한 기운과 활을 조여오는 긴장감이 스크린에 가득하다. 천우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이 끌고 가는 서사라 더 잘하고 싶었다.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됐고 나와 다른 결을 가진 인물이라 압박감이 상당했다”고 남다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간 영화 ‘한공주’ ‘써니’ ‘곡성’ 등 작품마다 센 에너지를 발산해 왔던 그는 극 중 조직에 속한 직장인의 위기감과 별거 중인 남편과의 갈등, 엄마와의 애증 등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다. 캐릭터의 옷을 찰떡같이 소화하는 천우희를 보는 맛은 ‘앵커’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가장 가깝고 친하지만 냉정한 말을 해주는 가족들에게 앵커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니 모두 고개를 젓더라고요. 속성이긴 했지만 하루 서너 시간 이상씩 발음 발성 표정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중립적이고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고 아마도 이 영화가 데뷔 이후 가장 성숙한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9년차 앵커 이미지를 위해 긴 머리카락도 싹둑 잘랐다. 6개월 과정 아나운서 강의를 촬영 전 20일 만에 익히고 KBS 출신 김민정 아나운서의 도움을 받아 억양을 고쳐갔다. 그간 사회초년생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탓에 전문직 역할에 걸맞는 메이크업과 의상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출연작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의상을 입은 것 같다”며 미소를 반짝였다. 영화 속 세라는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매 순간 긴장의 끊을 놓지 않는다. 자신을 낳고 졸지에 경단녀가 된 엄마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딸로서의 부담감, 치고 올라오는 후배를 경계하는 동시에 유리천장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남성 중심의 사고에 맞불을 놓는 모습은 서늘하기까지 하다.
“엄마로 나온 이혜영 선배님과는 팬심으로 연기했어요. 한 호흡도 놓치기 싫을 정도였죠. 저를 후배로 대하기보단 연기하는 동료로서 적극적으로 임해주셔서 얼마나 기뻤던지. 신하균 선배님은 같이 수다를 떨다가도 ‘지금까지 나랑 노닥거렸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바로 몰입을 하셔서 깜짝 놀란 적이 여러번이었습니다. ‘연기의 신’ 두 분과의 작업은 ‘앵커’를 찍은 큰 보람이었죠.”
배우로서의 삶이 극 중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는 말에는 조심스럽지만 확고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경쟁이 치열하고 외부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부분에서는 닮았다” 인정하면서도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작품마다 인연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열하게 작품을 따내기 위해 다른 배우와 경쟁한다는 생각은 내 가치관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앵커’의 서사는 모녀관계에서 오는 ‘애증’이 한몫을 담당한다. 딸의 방송을 토씨 하나까지 체크하고 의심쩍은 제보전화를 앵커로서 자리를 공고히 할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독려하는 엄마의 모습은 열정이 넘치지만 세라의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상당하다. 정지연 감독은 이혜영이 나오는 모든 컷을 천우희와의 투샷으로 연출하며 홀로서려는 딸과 집착하는 엄마의 심리를 담아냈다.이에 천우희는 “연기하는 내내 세라가 안타까웠다”는 마음을 고백하면서 “틀에 갇힌 인물로 보이길 원하지 않았다. 야망, 성취욕, 애정욕구가 더 크게 발산돼야 인물의 당위성이 생길 것 같아서 다른 작품들보다 감정의 기승전결을 명확히 나눴다”고 강조했다.
‘앵커’는 여성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주요 배역과 비중도, 이야기도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현장의 분위기를 묻자 “젠더적인 차이는 당연히 없다. 도리어 치밀하고 꼼꼼한 감독님들이 저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저 좋은 선택지를 택하고 여성서사 작품에서 연기를 완성도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좋은 사례를 만들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전보다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천우희는 영화 ‘앵커’를 촬영하며 “어떤 점이 성장했다기 보다는 상황적인 압박감을 이겨내고 나름의 마무리를 했다는 데 만족한다”고 겸손해하는 모습이었다.
‘앵커’에 이어 27일 개봉하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로 연이어 관객들을 만나는 천우희는 “4월이 되니 극장가가 활력을 찾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제가 출연한 두 작품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전에도 개봉이 겹친 경험이 있는데 나름의 징크스인 듯하다”며 호탕하게도 웃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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