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시승기] 토요타 GR86, 벗어날 수 없는 ‘수동변속기’의 즐거움 본문
토요타 86은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 즐겨보던 만화에 나오던 주인공의 자동차, 출력은 낮지만 움직임이 민첩한 자동차로 각인돼 왔다. 이번에 출시된 GR86은 86의 5세대 모델로 출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17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난 토요타 GR86은 바뀐 외관과 준수한 출력으로 운전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최근 전동화 움직임의 가속화에 전기차로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클러치 페달과 수동변속기 레버가 있는 후륜구동 스포츠카를 출시한 토요타의 속 뜻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시승한 토요타 GR86은 수동변속기 차량으로 브레이크 페달 좌측에 클러치 페달이 존재한다. 시내버스까지 자동변속기인 시대에 수동변속기 차량에 열광하는 점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이 수동변속기 매력에 빠지면 벗어날 수 없다. 마치 톡 쏘는 홍어와 탁주가 계속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다.
GR86의 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늘어난 배기량으로 가속성과 응답성이 개선됐다. 2.0ℓ에서 400㏄ 늘어난 2.4ℓ 자연흡기 수평대향 가솔린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려 최대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25.5 ㎏.m을 발휘한다. 기존 모델 대비 출력은 13.8%, 토크는 22.0% 개선됐다.
기존 86모델의 단점 중 하나가 가속력이었다. 명색에 스포츠카가 택시와 비슷한 수준의 출력을 지녔으니 말이다. 하지만 GR86은 달랐다. 서킷에서 운행해보니 새로운 엔진의 향상된 수치 만큼 개선된 가속페달 응답성이 느껴졌다. 가속구간에서 기존 모델이 답답함을 보였다면, GR86은 준수한 가속능력을 보여줬다.
코너 구간에서 운전의 즐거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반차로는 엄두도 못 낼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도 깔끔하게 탈출해나간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코너구간에서 날렵한 움직임은 운전자의 입꼬리를 상승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서킷에서 최적의 주행라인인 레코드 라인을 쉽게 그려나갈 수 있었다.
특히, 후륜구동만의 특유의 움직임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는데 중독성이 꽤 강하다. 이 쾌감을 조금 더 느끼고자 과감한 운전으로 이어지게 되고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오버스티어가 나서야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하지만 위험요소를 방지하고자 운전자가 조작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하면서도 차량의 스핀을 억제하는 안전기능으로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GR86은 불편한 스포츠카임이 틀림없다. 수동변속기 레버에 클러치까지 신경 써야 한다. 또 최신 수동변속기 차량에 당연하게 탑재되는 레브 매칭도 없다. 여기에 타사의 스포츠카들보다 출력이 낮아 몸이 뒤로 젖혀지는 가속감은 기대하기 힘들다. 배기 사운드도 운전자의 심금을 울리기엔 부족하다.
이렇게 불편하고 빠르지도 않은 GR86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운전의 즐거움’. 머신을 조작하는 느낌의 수동변속기 레버, 드리프트에 적합한 사이드 브레이크 위치, 1275㎏의 가벼운 차체에서 느낄 수 있는 날렵한 코너 탈출 능력, 후륜구동만의 짜릿한 움직임 등 GR86이 가져다주는 운전의 즐거움은 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단어가 메마를 정도다.
운전을 못해도 상관없다. 이니셜 D의 타쿠미가 그랬듯 86은 운전자와 함께 성장하는 차량이다. 그동안 운전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졌다면,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GR86을 만나보길 추천한다.
GR86의 판매가격은 △스탠다드 4030만원 △프리미엄 4630만원이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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