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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왜 이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의 만장일치를 받았나?’에 대한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그만큼 불편하고 동시에 간결하다. 10일 개봉한 영화 ‘레벤느망’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의 손’,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렐 마더스’ 등 거장들의 작품을 모두 제치고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오드리 디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작인 이 영화는 작가를 꿈꾸는 평범한 스물 셋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한다. 임신중절이 불법이던 1960년대 안(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은 학교에서 알아주는 우등생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레벤느망’은 자유롭지만 억압적인 시선이 존재했던 그 시대에 온 몸으로 맞선 한 여성의 내..

“국립오페라단 창립 60주년 기념작은 과거의 반추 뿐 아니라 앞으로의 60년을 바라보는 경쟁력있는 콘텐츠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성도와 관객 만족도가 높아 국내 뿐 아니라 K오페라 알리기에 좋은 여건들을 잘 갖추고 있는 작품이요.” 국립오페라단 창립 60주년 기념작으로 ‘왕자, 호동’(3월 11~12일 국립극장 해오름)을 선택한 데 대해 한승원 연출은 이렇게 전하며 “과거와 미래, 두 가지 의미를 다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왕자, 호동’은 11, 12일 대면공연과 더불어 11일에는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에서 실시간 관람도 할 수 있다. ‘왕자, 호동’은 1962년 초연된 국립오페라단 창단작품으로 ‘삼국사기’에 수록된 고구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비..

“울지 마요. 나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그레타 리) 수상자로 호명되자 정호연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동료 배우 이정재가 그를 일으켜 세운 뒤 정호연이 마주한 사람은 월드스타 샌드라 오다. 캐나다계 한국인으로 인기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 잡은 샌드라 오는 지난 2019년 주연작인 드라마 ‘킬링이브’로 한국인 최초 골드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뉴 걸’ 시즌4에 출연한 또 다른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와 함께 ‘오징어게임’ 주연배우들에게 다가간 샌드라 오는 자기가 수상을 한 듯 기뻐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정호연이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자 그레타 리는 한국어로 “울지 마”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기어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은행권은 러시아 은행을 퇴출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러시아의 국제 경기 개최 및 국가명·국기·국가 사용 금지 징계를 내렸으며 유엔총회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을 매각해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를 설립해 기부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제, 외교, 정치, 사회, 스포츠 등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문화예술계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상임 안무가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등 러시아 출신 아티스트들은 전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

지난달 26일 별세한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2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엄수됐다. 향년 89세.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호적상 1934년생)한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유족 측은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큰 통증 없이 돌아가셨다. 유언은 따로 남기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지만 말기 췌장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마지막에는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집필에 몰두했다. 이 전 장관은 문학평론가로 가장 먼저 이름을 떨쳤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우상의 파괴’라는 글을 써 문단 권력을 정면에서 신랄하게 비판했다. 1966년부터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30여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