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니로 EV, 엔트리 전기차로 얕보다간 큰코 다친다

기아 니로 EV의 전면부 모습 (사진=김태준 기자)

기아의 전기차 니로 EV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니로 EV는 1세대에 이어 2세대에도 현대차그룹의 엔트리급 전기차를 담당한다.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시에서 2세대 니로 EV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거쳐 가평군 까지 왕복 92km에 달했다. 도심과 고속도로 그리고 굽이진 길이 포함됐다.

기아 니로 EV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보다 한 차급 아래급인 소형 SUV 전기차다. 또 현대차그룹의 최초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되지 않았다. 다만 니로 EV의 판매가격이 4640만원에서 4910만원으로 측정돼 국고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양한 전기차가 출시되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조건을 취합했을 때 시승전의 니로 EV는 분명 구매욕이 당기지 않는 엔트리급의 전기차에 불과했다. 국고보조금을 덜 받더라도 아이오닉 5와 EV6를 구매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니로 EV에 탑승했다.

교통체증 구간에서 니로 EV의 전비는 12.9㎞/kwh를 기록했다. (사진=김태준 기자)

하남시에서 출발해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교통체증이 시작됐다. 바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인 HDA를 작동시켰다. 니로 EV에 적용된 HDA2는 ‘자동 차선변경 기능’이 추가됐는데 원하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알아서 차선변경을 해준다. 또한, 앞차와의 간격, 정차 후 출발, 차선 유지 등 모든 것을 알아서 해준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만 잡고 있으면 된다.

막히는 도로에서 전비는 얼마가 나오는지 측정해봤다. 3km가 조금 넘는 교통체증 구간에서 전비는 12.9㎞/kwh를 보였다. 니로 EV의 복합전비 5.3㎞/kWh에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시 회차 지점까지 총 전비는 7.2㎞/kwh를 기록했다. 이날 다른 시승차도 복합 전비를 웃도는 수준의 전비를 보였다. 전비 8.3㎞/kwh를 기록한 차량도 있었다.

니로 EV는 64.8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돼 최대 주행거리는 401㎞다. 실제 전비인 7.2㎞/kwh로 계산해 본다면 최대 주행거리는 466km에 달한다. 한번 충전으로 왕복 20km의 출퇴근 거리를 한 달 넘게 오갈 수 있는 에너지 효율성이다. 여기에 100㎾ 급속충전기로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5분에 불과하다.

기아 니로 EV의 모습 (사진=김태준 기자)

어떤 도로조건에서든 니로 EV는 우수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255Nm는 전기차 다운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E-GMP 플랫폼이 적용된 전기차는 뒷바퀴 굴림의 후륜구동이 대부분이지만, 니로 EV는 앞바퀴 굴림의 전륜구동을 택했다. 이는 중부지방 이상의 지역에서 겨울철 주행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전륜구동 전기차지만 승차감과 주행감각이 나쁘지 않다. 방지턱을 넘을 때나 고속주행 중 요철구간을 지날 때에도 불안하거나 차제가 요동친 적은 없었다. 공차중량은 낮추고 차체 강성을 높인 ‘EV형 강성 경량 차체구조설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니로 EV를 시승해보니 전륜구동의 장점, 높은 에너지 효율성, 최신 편의·안전 장비까지 갖추고 있어 엔트리급의 전기차라고 분류하기에 미안할 정도다. 니로 EV는 아이오닉 5, EV6와는 다른 장점을 지닌 전기차로 평가하는게 적합하다. 국고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장점을 지닌 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기아 니로 EV를 시승해볼 것을 추천한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