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늦어지는 은퇴, 알아두면 좋을 생애주기별 수지 적자 대비법 본문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은퇴 연령대인 ‘5060 세대’의 고용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50세 안팎에 기존의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다. 그렇지만 생계를 위해선 가능하면 70대라도 경제활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녀 결혼이나 집 장만 같은 실질적인 지출 요인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노후대비 없이 퇴직을 맞고 남은 여생을 걱정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젊은 층도 빠른 성취와 이른 퇴직의 ‘파이어족’을 꿈꾸지만 요원한 현실이다. 미래에셋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기초로 점점 늦어지는 진짜 은퇴 시기에 맞춰 어떻게 생애주기별 수지 적자에 대비해야 할 지를 소개한다.
◇ 은퇴 단계별 수입 < 지출 시점 미리 파악해 대비해야
대다수 은퇴자들은 점진적으로 은퇴 과정을 밟는다. 그 첫 단계는 ‘주된 일자리’, 본업에서의 퇴직이다. 55~64세 연령층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2021년 5월 현재 평균 49.3세다. 최근 10년 동안 계속해서 50세를 넘기지 못하면서 법정 정년인 60세에도 훨씬 못 미친다. 평균 근속기간은 12.8년으로, 2016년 이후 증가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최근 다시 줄어들고 있다.
주된 일자리를 퇴직한 사유 가운데 정년퇴직은 9.6%에 그쳤다. 사업부진·조업중단이 16.0%,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가 15.6%, 직장 휴·폐업이 9.7%였다. 이른바 비자발적 조기퇴직이 41.3%였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정년퇴직 비중은 하향세인 반면 비자발적 조기퇴직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생각보다 이른 퇴직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주된 일자리 퇴직 후 근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다는 점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5060 퇴직자의 재취업 일자리 경로 보고서(2019년)’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후 재취업자의 평균 소득은 36.9%나 감소했다.
두번 째 단계는 ‘생애주기수지 적자전환’ 시기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후 근로소득 감소로 소비 여력이 추락하는 시기다. 소비 지출액과 근로소득 차이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 즉 소비 지출액이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시점이다. 중장기 차원에서도 소비여력 보강을 위해 추가 소득원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사정은 여의치 못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활동 시작 후 평균 28세에 흑자 진입 후 44세 때 최대 흑자를 보인다. 이후 근로소득이 다시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준다. 그나마 장년기 이후 소비 지출액이 근로소득을 넘어서는 생애주기수지 적자전환 연령이 2010년 56세에서 2019년 60세로 4세 높아진 게 눈에 띈다. 고령화로 누구나 은퇴를 미루는 바람에 적자를 보는 나이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실질 은퇴’ 단계다. OECD가 노동시장에서 퇴장해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나이로 규정한 ‘실질 은퇴 연령’은 2018년 기준으로 평균 72.3세였다. 우리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인 공식 은퇴 연령(62세)과 10.3년 차이 난다. OECD 국가 중 1위다. 초고령 국가인 일본보다 4.5년이나 더 길다. 경제적 노후준비 부족이 현실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 뚜렷한 제2 직업 없다면 선제적 ‘3층 연금’이 유일 해법
퇴직 이후 소비-근로소득 격차에 따른 적자를 메우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미래에셋은 생애주기수지 흑자 시기에 확보한 자산을 노후로 배분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우선, 임금 근로자가 주 근로연령층일 때 내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각종 세금 및 사회보험료가 생애주기 흑자기의 소득을 노후로 배분하는 일차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이런 공적연금 수급액만으로는 노후 적자를 극복하기 어렵기에 추가 소득원이 필요한데 그 대표적인 것이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이다.
우리나라 주된 노후소득 보장 체계도 이런 3층 연금구조다. 공적연금이 1차 안전망, 사적연금인 퇴직연금이 2차 안전망,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연금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특히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생애주기수지 흑자 시기 즉, 근로소득이 소비 지출액보다 큰 시기의 소득 중 일부를 자산으로 적립해 노후소득 재원으로 전환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모두가 이런 3층 연금구조의 중요성을 알지만, 정작 현실이 따르지 못한다. 우리나라 55~60세 연령층 가운데 공·사적연금을 수급하는 비율은 2021년 5월 현재 10% 이하로 매우 낮다. 수급자 가운데서는 해당 연령대에 월 90~120만 원 정도를 보완받고 있다. 공적연금 수급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는 60대 이후의 월평균 수급액보다 많은 규모다. 그만큼 사적연금이 노후소득 보장에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최근 10여년 동안 우리 임금근로자들의 퇴직 시점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근로소득 공백 및 생애주기 적자를 메우기 위해 경제 활동 연장은 녹록치 않다. 어떻게 해서든 은퇴 시기를 미루려 하지만 직장 생활 중 조기 은퇴를 별로 생각해 보지 못했던 요즘 세대의 중·장년층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은퇴 전에 별도의 기술과 기능을 익혀 퇴직 혹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도모하는 노력이 필수다. 폴리텍 대학이나 일반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을 활용하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기울여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용돈을 쪼개서라도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을 보완해 안정적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미레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청장년기 소득의 일부를 적립해 별도 연금자산을 마련하는 한편 이·퇴직시 발생한 퇴직급여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가능한 장기 자산배분 관점으로 계속 운용·축적해 노후의 생애주기수지 적자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혜·안동이 기자 chesed71@viva100.com
'오늘의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尹당선인 측 “대통령실 인사추천 기능만 보유…공직자 검증, 법무부·경찰 등 담당” (0) | 2022.03.15 |
---|---|
방탄소년단 지민, 노희경 신작 '우리들의 블루스' OST 합류 (0) | 2022.03.15 |
윤 당선인 "민정수석실 폐지...사직동팀도 있을 수 없어" (0) | 2022.03.14 |
尹당선인, 인수위 추가 인선…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김병준 지역균형발전위원장 (0) | 2022.03.14 |
펜타곤 여원·우석, 코로나19 확진…“‘불후의 명곡’ 촬영 불참” (0) | 2022.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