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퀸’을 꿈꾸는 유채훈, ‘포디움’ 오른 마에스트로처럼 “제 음악에 집중해주세요!” 본문
“단상(포디움, Podium)은 지휘자들이 오르는 자리죠.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비롯해 많은 관객들까지 집중하는 자리잖아요. 처음으로 대중음악가로 나서는 저에게 집중해달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거기에 ‘지켜봐 주세요’ ‘제가 잘 해내겠습니다’라는 마음가짐도 담았죠.”
지난 6일 미니앨범 ‘포디움’(Podium)을 발매하며 대중음악가로 첫발을 내디딘 유채훈은 앨범 제목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JTBC ‘팬텀싱어’ 시즌3에서 우승한 크로스오버그룹 라포엠(LA POEM, 박기훈·유채훈·정민성·최성훈) 리더인 유채훈의 첫 솔로앨범은 ‘산책’ ‘별의 기억’ ‘숨’ ‘꽃’ ‘이대로 여름’ 등 정통 발라드로 무장했다.
◇“인정욕구”에 발라드로 꾸린 첫 솔로앨범 ‘포디움’
“애초 음악을 시작한 이유가 가수가 되고 싶어서였어요. ‘팬텀싱어’에 출연했고 클래식, 크로스오버 등 나름의 세계에서 열심히 했지만 개인앨범은 어릴 때부터 꿈꿨지만 이루지 못한 대중가수를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었어요.”
첫 앨범을 그간 해온 클래식, 크로스오버 등이 아닌 발라드로 꾸린 데 대해 이렇게 설명한 유채훈은 “처음엔 발라드 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들로 꾸려보려고 계획했었다. 그러다 첫 앨범은 제가 느끼는 그대로의 감성, 진짜 솔직한 모습을 소박하게 보여드리면 어떨까 했다”며 “좋은 작곡가들에게 받은 많은 곡들 중 마음에 와닿는 가사와 멜로디에 집중해서 선곡했다”고 털어놓았다.
타이틀곡 ‘별의 기억’에 대해서는 “녹음하는 데 두 시간도 안걸렸을 정도로 듣자마자 타이틀의 느낌이 왔다”고 덧붙였다. ‘이대로 여름’은 그가 평소 블로그에 써두었던 자작시에 작곡가 홀리포이즌(Holypoison)이 멜로디를 더한 곡이다.
“제가 ‘팬텀싱어’에 출연하기 전 힘들었던 시기에 썼던 시예요. 어느 여름에 무료하게 집에 있다가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나서서 동네를 돌았어요. 한숨을 쉬면서 동네를 걷고 있는데 골목길 풍경도, 날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혼자 살짝 울면서 돌아다니다가 집에 왔는데 그때 기억이 여름만 되면 생각이 나서 블로그에 기록해 뒀죠.”
유채훈은 ‘포디움’에 대해 “힘을 많이 뺀 앨범”이라 표현하며 “라포엠의 음악이 서정적이지만 웅장하고 강한 사운드라면 이번엔 듣기 편한 음악이다. 라포엠에서 유채훈이 보여준 소리나 발성법, 창법과는 전혀 다른, 힘을 많이 뺀 새로운 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라포엠으로서 무대에서 들려드린 음악은 발성이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정확한 테크닉으로 노래하는 게 중요해요. 보컬이 다양한 악기 사운드를 뚫고 나와야하기 때문에 단단한 소리가 어울리죠. 하지만 이번에는 발성 보다는 가사, 멜로디 등을 디테일하고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과하게 밀어서 소릴 내기 보다는 옆에서 말하는 듯한 느낌으로 불렀죠. 어쿠스틱하고 편하게 들으실 수 있게요.”
이어 “유채훈이 대중가수로서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 성악을 전공한 사람이 대중적인 발라드를 불러도 이질감 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다 등을 인정받고 싶은 욕심을 담았다”며 “앞으로 발라드에 이어 록 등 다른 장르에 도전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채훈은 앨범 발매와 더불어 준비 중인 첫 단독콘서트 ‘포디움’(7월 23~24일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7월 30~31일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8월 13~14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대해 “대중적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앨범 전곡을 비롯해 굉장히 사랑받는 가요와 팝곡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더불어 크로스오버 싱어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도 있죠. 이미 제가 스포일러도 많이 해뒀어요. 제가 블로그에서 추천했던 음악은 다 부를 거고 아이돌 음악과 이상한 춤까지 다채롭게 준비 중이죠.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든 걸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김나박’ 선배들이 “유채훈이라는 후배가 있다는 걸 알아주실 때까지!”
“목소리 좋다, 노래 잘한다 보다는 톤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보컬 톤에 대한 갈증이 많았거든요.”
솔로 앨범을 녹음하며 자신만의 톤을 찾느라 지난한 시간을 보낸 유채훈은 “저는 아닌 것 같은데 자꾸 좋다고 하니까…혼란스러웠다”며 “제 스스로 만족해야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한번은 녹음 도중에 너무 힘들어 뛰쳐나간 적도 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럴 때마다 프로듀서(에코브릿지)께서 ‘처음 듣는 톤이 있어서 놀랐다’고 확신을 주셨어요. 프로듀서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녹음을 하면서 제가 완전히 의지할 분은 프로듀서 뿐이었거든요. 그러면서 제 의견도 잘 들어주시고 받아주셔서 신선하면서도 신기했어요.”
지난 5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 정엽과의 합동콘서트 역시 그에겐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는 “처음엔 선배님의 음악이 제 스타일과 묻을까 걱정했는데 다 맞춰주셨다”며 “무대에서 모타운음악, 알앤비, 팝송 등을 부를 일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밴드합주를 하면서 선배님이 맞춰주시고 많이 물어봐주셔서 의지가 됐다”고 말을 보탰다.
“선배님의 무대 위 제스처, 멘트, 관객을 대하는 자세 등을 현장에서 보고 따라하면서 배웠어요. 제 단독 콘서트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보컬 톤에 대해서도 강요 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도 얻었어요. ‘고음만 내던 가수인데 중저음도 매력적’이라고 처음 말해주셨고 ‘그런 매력을 더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주셨죠.”
그의 중저음에 라포엠 멤버들도 “형의 중저음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그는 ‘포이움’에 대해 “서른다섯에 대중가수, 신인으로 나서면서 ‘내 목소리가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앨범”이라며 “제가 35세에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처음 녹음돼 나오는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큰 욕심보다는 유행 없이 오래오래 편하게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우연히 누군가 제 음악을 들었을 때 ‘이런 노래도 잘하는 줄 몰랐다’거나 ‘크로스오버하면서 발라드 하는 사람이 있다’고 기억만 해주셔도 저에겐 성공이죠. 듣고 거부감만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제 중고등학교 시절의 보컬 신들은 휘성 그리고 김나박(김범수, 나얼, 박효신)이었다”며 “그분들이 ‘음악 잘하는 유채훈이라는 후배가 있다’고 알아주실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나얼 선배님, 영준 형님 등 브라운아이드소울 선배들과 곡 작업도, 콜라보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정미조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요. 앞으로 그런 음악도 해보고 싶고 정미조 선생님과 앨범 콜라보도 해보고 싶어요.”
◇인생의 전환점 ‘팬텀싱어’ 그리고 ‘운명’ 같은 멤버들
“‘팬텀싱어’가 아니었다면 개인 앨범도 없었어요. 첫 솔로앨범을 준비하면서 완전 발라드로 채울 수 있었던 것도 라포엠 멤버이자 크로스오버적인 테너로서의 유채훈이 있어서였어요. 그런 유채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대중음악, 발라드로 다가갔을 때도 인정받고 싶다, 좋아해주시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릴 수 있었죠.”
그는 ‘팬텀싱어’를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라포엠 멤버들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팬텀싱어’ 출연 전에 저는 이미 ‘더이상 음악을 할 수 없다’는 마음이었다”며 “고2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 오디션도 많이 봤고 사기도 당했다. 30대가 되면서 ‘서른 살까지 이루지 못했다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서 먹고 살아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살다가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출연한 ‘팬텀싱어’에서 멤버들을 만났고 덜컥 우승까지 해버렸다. 이에 대해 유채훈은 “때가 있고 흐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도 신기하다”고 털어놓았다.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가수가 되고 싶어 고2때부터) 오디션을 볼 때도 저는 늘 똑같이 노래했어요. 그런데 왜 평가가 다를까 의문이 많았던 것 같아요. 결국 시기가 있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팬텀싱어’ 시즌 1, 2로 사람들이 팝페라, 크로스오버를 좋아해줄 마음이 열려 있었으니까요. 그 장르 자체를 아무도 모르고 관심이 없을 때 무모하게 해보겠다고 나선 저는 마이너 중에 마이너였어요. 혼자 좌절하고, 그 좌절하는 것조차 아무도 모를 때였죠.”
그는 “‘팬텀싱어’ 덕분에 다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며 “‘팬텀싱어’가 인생의 전환점이라면 멤버들을 만난 건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 3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미루고 미루던 팬미팅 ‘2022 라포엠 비전선포식’에서 팬들을 만난 유채훈은 “무대 위 멤버들도, 객석의 관객들도 울고 웃으며, 서로의 첫 마음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좀더 힘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월드투어는 사실 가까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라포엠의 새로운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전국투어를 계획하면서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도 알릴 수 있으면 도전해보면 좋겠다고 멤버들과 얘기 중이죠.”
◇온전히 내 것이 될 ‘음악’ 수행, ‘퀸’ 같은 음악가를 꿈꾸며
“몇년간 돌아다니고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블로그에 모아뒀었는데 이번 앨범에 포토북 형식으로 실렸어요. 앨범 사진을 보면서 음악을 감상하면 눈과 귀가 즐겁지 않을까 했죠.”
음악을 그만 둘 마음을 먹으면서 사진작가로의 전향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유채훈은 앨범 동명의 사진전(7월 31일까지 십화점)도 진행 중이다.
처음 카메라를 소유한 2015년부터 유일한 취미이기도 한 사진에 대해 유채훈은 “음악을 포기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던 무렵 제가 휴대폰으로 사진을 엄청 많이 찍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내가 찍고 내가 결정하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진은 온전히 내 거, 창작자의 소유라는 느낌이었어요. 음악은 그렇질 않거든요. 음악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아직은 보컬리스트구나 싶어요. 음악은 열심히 수행해야하는 분야죠. 늦더라도 작곡 공부를 해서 내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진은 취미로만 할 생각이라고 밝힌 유채훈은 “작곡을 한다면 대중적인 음악을 할 것”이라며 “머릿속엔 이미 많은 것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크로스오버의 오리지널인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에 견줄만한 음악도 해보고 싶다”며 “솔직히 퀸(Queen)을 정말 좋아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제가 가장 추구하는 음악이 밴드사운드예요. 밴드사운드에 대한 야망(?)과 욕심이 크죠. 퀸은 이미 오페라부터 록까지 크로스오버를 하고 있는 밴드로 그들의 노래는 안좋아할 수가 없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음악을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만들어보고 싶고 일렉트릭 기타를 치면서 노래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일렉트릭 기타를 배워볼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고 미디도 배우고 있죠.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꼭 해보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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