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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금통위, 역사상 최초 ‘빅스텝’ 가능성 5가지 이유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7. 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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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물가 안정 목표 운영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시장은 그 배경으로 고물가, 미국의 긴축 가속화, 정부 정책공조 필요성, 한은 지도부의 스탠스 변화, 국제결제은행(BIS)의 권고 등 다섯 가지를 꼽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결정할 것이란 금융시장의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고물가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6.0%를 기록했다. 6%를 넘은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이다.

물가 오름세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2%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로 올라선 후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4%대, 이어 지난 5월 5%를 넘어선지 한 달 만에 다시 6%대로 높아지며 빠르게 확대되어 왔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5월 3.3%에서 6월 3.9%로 크게 올랐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3분기까지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 같고, 기대물가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둘째, 미국의 긴축기조 영향이다. 미국은 6월에 이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 금리차 역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6월 비농업일자리는 37만2000개 증가해 시장전망치(26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의 고용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안 연구원은 “미국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고 보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이미 자이언트스텝을 한차례 했지만 7월에도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 선진국들이 대부분 경쟁적으로 긴축에 나서고 있어 내외금리차 역전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셋째, 고물가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민생안정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공조 측면에서도 한은 빅스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 출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물가민생대책을 통해 주요 생필품 가격 안정과 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지원했지만 국민의 체감경기가 매우 어렵다”며, 민생안정에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을 주문했다. 조 연구원은 “인플레 때문에 정부와 여당 물가특위에서 총력 대응을 하고 있어 정책 공조 측면에서 (한은에)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넷째로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한은 지도부의 스탠스가 변화된 점도 읽히고 있어서다. 조 연구원은 “이전에 이창용 한은 총재가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시장이 움직이고 나서 원론적인 해명을 내놨지만, 6월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충격을 불러일으킨 이후 연준도 자이언트스텝으로 선회를 했고, 그 이후 한은이 물가에 초점을 맞추겠다거나 빅스텝 여부는 채권, 외환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하는 등 스탠스가 달라진 것 같다”며 “이전엔 심리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대비를 하라’는 시그널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섯째, 국제결제은행(BIS)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면 경제성장을 훼손하더라도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최근 권고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BIS는 연례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속도로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실질금리의 하락을 의미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억제할 필요성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7월 이후 금리인상 경로는 전망이 엇갈린다. 안예하 연구원은 “8월에도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한은이 7월에 빅스텝을 결정한 이후 8월에는 25bp로 인상폭을 낮출 수 있는 명분이 있을지 7월 소비자물가나 국제유가 흐름 등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조영구 연구원은 “빅스텝을 하더라도 일회성일 것으로 보인다”며 “8월부터는 25bp로 인상폭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7월에 실제 빅스텝을 단행하면 과잉대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기가 내려가는 상황이고 소비도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수출은 하반기에 점점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이 빅스텝을 밟게 되면 실물경제가 침체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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