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지지부진 아모레퍼시픽 시예누, '제 2의 설화수' 될 수 있을까 본문
아모레퍼시픽의 초고가 브랜드 ‘시예누’가 론칭 2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첫 매장을 연 뒤로 2년간 추가 출점도 없었다.
그 사이 패션업계까지 초고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함께 시예누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반등을 이끌 ‘제 2의 설화수’가 될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주목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0년 3월 말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시예누의 첫 매장을 냈다. 이후 롯데면세점을 중심으로 면세 채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추가 출점 소식은 없다.
코로나19 암초를 만난 탓이다. 코로나19 국내 확산과 함께 브랜드가 출범하는 바람에 대규모 집객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탓에 브랜드 론칭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인지도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예누는 아모레퍼시픽이 롯데면세점과 공동 개발해 만든 브랜드다. 제품 가격이 최고 100만원대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보다 비싼 가격대로 초고가 화장품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높은 가격대와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 등 브랜드 전략이 설화수와 비슷해 ‘포스트 설화수’로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점이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가면서 당초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 사이 경쟁 브랜드는 더 늘어났다.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들어가면서 초고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패션 외길’을 걷던 한섬마저 화장품 제조회사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한 뒤 2020년 8월 최고가 크림 가격이 120만원대에 달하는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했다.
비디비치, 연작 등 자체 브랜드를 연달아 성공시킨 신세계인터내셔날도 100년 전통의 프랑스 브랜드 ‘폴 뽀아레’를 인수한 뒤 명품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지난해 3월 론칭했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서도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 실적개선을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할 력셔리 브랜드를 키우는 게 중요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9%, 13.4% 하락한 1조 2628억원의 매출과 17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사업 매출은 6.1% 감소한 4199억원에 그쳤다. 가장 비중이 큰 중국 매출이 10% 가량 줄어든 탓이다.
반면 봉쇄 조치 등으로 중국 매출이 저조했음에도 설화수는 선방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1분기 설화수의 중국 매출은 8~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출에서 설화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에게 여전히 ‘제2의 설화수’를 키우는 게 중요한 이유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시예누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지난해 3월 중국 티몰 글로벌 플랫폼에 브랜드관을 론칭한 이후 티몰 글로벌 신예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초신성 부문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냈다”라며 “앞으로도 중국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며, 스타 상품을 육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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