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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수혈 받은 롯데GFR, '아픈 손가락' 벗어날 수 있을까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5. 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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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FR이 효율화 작업 이후 지난해 말 리론칭해 내놓은 브랜드 까웨.(사진=롯데GFR)

롯데의 패션전문 기업 롯데GFR이 최근 롯데쇼핑으로부터 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체급 키우기와 내실 잡기 모두 실패해 롯데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패션사업이 이번 자금 수혈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롯데쇼핑은 계열회사인 롯데GFR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출자 금액은 300억원, 출자 주식 수는 189만7173주다. 대금 납입은 다음달 중이다.

이 같은 대규모 유상증자는 2018년 롯데GFR 출범 이후 처음이다. 2018년 5월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NCF와 롯데백화점 패션 사업 부문인 GF(글로벌 패션)을 통합해 패션 전문회사 롯데GFR을 만들었고, 롯데쇼핑은 기존 NCF에 유상증자로 524억원을 출자했다.

롯데쇼핑이 또 다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이유는 롯데GFR의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출자목적에 대해 “롯데GFR의 안정적 재무구조 도모 및 성장 동력 확보”라고 밝혔다.

 

롯데GFR은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당찬 포부 속에서 출범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879억원으로 전년(882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2억원에서 123억원으로 2배나 늘었다.

이는 다른 유통기업들이 패션 사업을 영위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한샘은 소비가 되살아 나며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30.7%나 늘어난 59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신세계 계열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같은 기간 55.6% 늘어난 3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GFR이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을 등에 업고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후발주자임에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확보하지 못했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진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롯데GFR의 외형은 출범 당시보다 많이 작아졌다. 이는 현재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인 정준호 대표가 롯데GFR 대표로 있을 당시 비효율 브랜드를 대거 정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0여개에 달했던 롯데GFR의 브랜드 수는 현재 7개로 줄었다. 반면 예고했던 M&A는 없었다.

정 대표의 이동으로 기존 전략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효율화 작업을 마친 정 대표는 지난해 말 A(에슬레저), B(뷰티), C(컨템포러리 패션)로 구성된 일명 ‘ABC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후 몇 달 뒤 롯데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롯데GFR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상품본부장을 지냈던 이재옥 대표가 이끌고 있다. 외부수혈 인사였던 정 대표와 달리 ‘롯데맨’인 이 대표는 백화점 점포와 상품본부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패션기업 경험은 전무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다른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강화나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했을 때에도 롯데GFR은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롯데GFR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들여오지 않는 이상 향후에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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