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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칸] 콘돔 자판기, 틱톡으로 현장 공개… 보수적인 영화제 변화의 바람 불까? 본문
낮 온도는 31도. 유럽인들이 몰리는 휴양지 답게 프랑스 칸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실제로 20일(현지시간)은 한국영화의 전반부를 이끈 영화 ‘헌트’의 미드나이트 행사 이후, 전세계에서출품된 기대작들의 상영이 줄을 이었다.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칸, 베를린중 유독 칸이 특별한 이유는 휴양지에서 열린다는 이점보다 프랑스 특유의 ‘자유,박애,평등’ 정신에 입각한 분위기가 8할이다.
칸 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의 첫 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됐으나 무관에 그쳤다. 본선인 경쟁 부문에 처음 올라간 한국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다.
2년 뒤 2002년 임권택 감독은 영화 ‘취화선’으로 또 다시 경쟁부문에 진출, 감독상을 타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창동 감독이 2010년 영화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고, 마침내 2019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 강국으로 우뚝섰다.
영화제 공식 행사장의 드레스 코드와 셀카 촬영을 비롯한 모든 행정은 평등하지만 엄격하기로 소문나 있다. 칸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과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지만 2017년 당시까지만 해도 유명 감독이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에는 황금종려상을 줄 수 없다고 발언해 넷플릭스 로고가 박힌 작품이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되자 일부 관객들은 야유를 보내기까지 했다.
영화관 개봉 후 15개월 간(당초 36개월) 스트리밍 금지’라는 프랑스 영화법과 ‘모든 경쟁 부문 영화는 프랑스에서 극장 개봉을 해야 한다’는 칸영화제의 규칙에 따른 조치다. 칸영화제는 영화제 기간 틱톡의 칸 영화제 공식 계정에서 개막식 라이브뿐만 아니라 백스테이지, 레드카펫, 셀럽 인터뷰 등 다채로운 독점 콘텐츠를 공개하며 보다 가까이 대중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런 보수적인 분위기는 영화제가 강조하는 레드카펫 예절에서도 가늠된다. 그간 레드 카펫 행사에 참석한 여성은 이브닝드레스와 하이힐을, 남성은 보타이와 정장, 구두를 신어야 했지만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칸이 사랑한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드가 당당히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계단을 올라가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셀카 금지령 또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 칸 영화제의 얼굴인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칸에는 자기 자신을 보러 온 것이 아니고 영화를 보러 온 것이다”며 지체되는 행사 시간을 핑계(?)대며 여전히 카메라 금지령을 선포한 상태다.
하지만 의외의(?)곳에서 칸 영화제의 매력은 드러난다. 명품거리가 즐비한 메인 거리의 약국에는 콘돔 판매기가 설치되어 눈길을 끈다. 수도인 파리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파격적인 행보다. 동물을 이용한 치안 및 테러 방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눈여겨 볼만 하다. 도시 곳곳에는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폭팔 테러 감지견과 경찰에 소속된 경주마가 시종일관 거리를 누비고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배설물 봉지를 곳곳에 두고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축제의 분위기는 동심이 책임진다.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벌 바로 옆에는 랜드마크나 다름없는 회전목마가 있어 가족관객들의 환호를 받는다. 영화축제를 실생활의 일부로 즐기려는 프랑스 인들의 생활 태도가 엿보인다. 바로 옆 칸 해변에는 초여름에 돌입하는 5월에도 태닝을 위해 모래밭에 누워 있는 사람들로 꽉 차 있다.
하지만 영화제를 참석한 배우들에게는 그림의 떡같은 이야기다. ‘브로커’에 출연한 송강호는 ‘괴물’을 시작으로 올해 ‘브로커’까지 도합 일곱 번째 칸 초청의 영광을 안았지만 초 단위의 일정을 소화한다. 가장 중요한 부문인 ‘경쟁 부문’에서만 4회 초청으로 한국 배우 최다 기록이다.
배우 강동원은 2020년 ‘반도’ 이후 두 번째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공식 초청작만 발표해 이번이 처음 방문이다. 배두나는 네 번째 칸 방문이자 ‘다음 소희’로 한국 영화 최초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으나 미국에서 드라마 촬영 관계로 아직 스케줄이 확정되지 않았다.
칸(프랑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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