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방선거 앞두고 ‘김포공항 이전’ 논란 판키우기

국민의힘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판키우기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물론 각 지역 지방선거 출마자까지 동참하는 등 전국 선거 이슈로 확산시키기 위해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30일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 후보의 공약인 ‘김포공항 이전’을 두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이 후보와 맞서는 윤형선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등 전 지역으로 확산된 상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의 대전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선대위 회의를 열어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한 공약을 놓고도 당에 대한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한다”고 비판했다.

일찍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두고 “제주도 관광 말살”이라고 비판하며 최전선에서 이 후보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는 김포공항을 없애겠다고 하고, 동탄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김상균 화성시의원 후보)는 김포공항 가는 직행버스를 신설하겠다고 한다”며 같은 지역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는 점을 비꼬았다.

이들은 이 후보의 공약이 제주도 산업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당내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한 즉흥적인 공약이라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실제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전날 경기도 용인중앙시장 유세를 마친 뒤 김포공항 이전과 관련한 당론을 정할 생각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제주도 지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타지역 출마자들까지 이 후보의 공약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여기에 정책 협약을 맺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까지 불똥이 튄 상태다. 이에 송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민의 합의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도부 역시 전국 이슈로 키우는 국민의힘의 전략을 차단하는 한편, 이 후보의 공약에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여당의 공세를 ‘악의적인 선동’이라고 규정하며 공약 사수에 들어갔다. 그는 이날 계양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인천공항으로 통폐합할 경우 제주 관광 산업이 영향을 받는다, (이 주장은) 저는 좀 모자란 생각이거나 악의적 선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막판 선거 전략으로 ‘김포공항 이전’ 논란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장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제주시청에서 김포공항 이전 폐지 규탄 서명운동을 열었고, 허향진 제주도지사·오세훈 서울시장·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공세를 쏟는 등 이슈화에 사활을 건 상태다.

김주훈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