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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서울 아파트 거래, 빌라로 옮겨갔다… 아파트는 너무 비싸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6. 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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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촌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 부담이 높아진 아파트 대신 빌라(다세대·연립주택)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빌라 매매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넘어서는 현상이 17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빌라 전·월세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31일 기준 올해 1월~5월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1만4078건이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67건으로 빌라 거래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직 거래 신고기한이 남았으나 추세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빌라의 아파트 매매량 추월 현상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아파트 거래는 5770건, 빌라는 5908건으로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근소하게 앞지르더니 지난달에는 992건과 1943건으로 빌라 대비 아파트 거래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2018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빌라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에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2019년 들어 아파트와 빌라의 거래량이 비슷하거나 빌라 거래량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8년 1~5월 서울 빌라는 2만1854건, 아파트는 4만2324건 거래됐다. 2019년 1~5월 서울 빌라는 1만3961건, 아파트는 1만2938건 팔렸다. 2020년에는 각각 2만1716건과 2만7856건, 2021년에는 2만7359건과 2만192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월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거래된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3만2501건으로, 전년 1분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경매시장에서도 빌라가 관심을 얻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99.20%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특히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는 감정가보다 3배 높은 가격에 매각된 사례도 나왔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의 빌라 지하1층은 지난 3일 감정가(2억5000만원)보다 3배 높은 7억5864만원에 낙찰됐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대신 빌라 거래가 매매·전월세 가릴 것 없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이 가장 크다고 봤다. 실제 KB부동산 통계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7818만원, 전셋값은 6억7709만원으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6억708만원, 전세가격 4억2619만원과 비교해 수 억원씩 올랐다.

아울러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점도 빌라 매매의 인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 제한을 없애는 등 6대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고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 추진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매매값은 물론 전셋값까지 급격히 뛰면서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이 커져 접근 가능한 빌라시장으로 매수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도 있어 당분간은 빌라 거래량과 거래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빌라는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매매 목적과 입지 등을 꼼꼼히 따진 후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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