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심층분석] '국민 통합'과 맞물린 MB사면론…문 대통령, 결단내릴까 본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독대 오찬’이 16일 청와대에서 진행된다. 이번 회동에선 원활한 정권 이양을 위한 국정 현안 전반에 걸친 폭 넓은 논의와 함께 정치권의 화두인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이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이 던져진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15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고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두 사람의 대면은 지난 2020년 6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조사권’ 갈등이 불거진 상태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21개월 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주문하며 추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줬고,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21개월 만에 신·구 행정부 수반으로 만나게 됐다.
이번 회동에선 MB 사면 문제 이외에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보상 및 방역 대책 변화 등 국정 전반에 걸친 폭 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당선인이 공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위해 문 대통령 임기 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서울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영업자에게 확실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저희가 (추경) 안을 짜면,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정부 입장에서 해달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 회동 테이블 주제는 단연 이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문제다. 그동안 설에 불과했지만, 이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고 공식화했다.
더욱이 이번 사면 건의는 야당 시절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고, 나아가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아도 윤석열 정부 하에서 단행하겠다는 분위기다. 장 실장은 “우리가 건의하는 것이고 수용 (문제는) 문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부담을 가지고 하시라는 것이다. 사면권은 대통령이 보유한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압박과는 별개로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선거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갈라진 민심을 수습·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친문(문재인)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함께 사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전 지사가 선거법 위반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의 이익을 위해서 했기 때문에 대통령 입장에선 그냥 놔둘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성철 대구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임기 말이기 때문에 부담이 적고,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합·화합’ 명분도 있다”며 “무엇보다 김 전 지사를 함께 사면한다면,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진영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면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 shadedoll@viva100.com
'오늘의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尹 당선인 측 “청와대 들어갈 가능성 제로…용산 포함 후보지 검토 중” (0) | 2022.03.16 |
---|---|
내일부터 60세이상·면역저하자만 재택치료 집중관리… 50대 기저질환자 제외 (0) | 2022.03.15 |
집주인 매물 거둬들인다…재건축 등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 ↑ (0) | 2022.03.15 |
규제완화로 집값 잡겠다는 尹… 가능할까? (0) | 2022.03.15 |
[단독] '지드레곤·김수현' 살던 '갤러리아포레' 전세가 75억…사상 최고 경신 (0) | 2022.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