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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떼] 윤 대통령-권성동 ‘내부총질’ 문자 파문…민주 “아마추어 같다”

브릿지경제 viva100 2022. 7. 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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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이 나섰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



‘성상납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리위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이준석 대표가 중징계 처분의 배후로 윤핵관(윤석열핵심관계자)의원들을 지목하며 갈등을 빚어오고 있는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나눈 문자가 공개되어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본회의장에서 권 대행의 핸드폰 화면 사진이 공개됐는데, 당시 윤 대통령은 권 대행에게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이준석)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메시지를 전한 것이 포착됐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사진이 공개된 후 권 대행은 장문의 사과문을 통해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했고, 다음 날 국회에서도 기자들을 만나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재차 사과했다.

이어 대통령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권성동 직무대행께서 입장을 밝히고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추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무는 당지도부가 알아서 잘 꾸려나갈 일이고, 윤 대통령이 일일이 지침을 주거나 하는 일은 없다”며 “우연한 기회에 노출된 문자 메시지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간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기자회견)을 통해 “당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기에, 이번 사건의 여파는 좀처럼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여당 내부에서부터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분출됐고, 당 일각에서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권 대행의 사퇴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반면 당원권이 정지 된 뒤 전국을 돌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SNS에 ‘양두구육’(羊頭狗肉: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내세우나 속은 변변하지 않음)을 올리며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를 동시에 비판했고, 동시에 전국 당원들을 연일 만나 지지를 호소하며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태가 악화 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권 대행을 만나 “며칠 고생했다”고 위로를 보냈다.

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 대표에게 사과 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보인 것으로, 향후 이 대표와의 갈등 국면이 계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국내외적으로 경제도 어렵고 여러 가지로 상황이 안 좋다. 윤 대통령 지지율도 연일 하락하는 악재 속에서도 이런 게 터지니까 내가 당원으로서 어디 가서 설명하기가 참 난감하다”고 말하면서 “이게 (문자내용)드러나면서 이제 이 대표에 대한 기본적인 윤 대통령의 인식이 달리 어떻게 해석할 여지도 없이 명확하게 증명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번 문제를 놓고 당 일각에서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을 두고 “그건 이 대표가 징계를 받느냐 아니냐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본격화 됐다. 최근 몇몇 사람들과 그런 이야기(분당)을 하니까 다수는 ‘말이나 되겠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이 대표가 우리 당의 취약한 것(청년층 표심)을 커버하고 그간 여러 선거에서 공을 세웠고, 현재 여론조사상에서도 당내 다른 정치인보다 지지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이제 2년도 안 남았다. 만약 향후 선거에서 이 대표가 중심이 된다면 주변에 어떤 사람이 모일지 윤곽이 그려진다”며 “만약 (당내에서)분당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 대표를 비롯한 중심 세력들은 결국은 분당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같은 당의 홍일표 전 의원은 “국민들로서는 매우 못마땅한 장면이다. 그간 대통령이 당무와 거리를 뒀고, 본인이 정당 생활을 제대로 해본적도 없기에 여러 당의 원칙들에 따라 (이 대표 징계가)처리되길 바랬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닌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왔다”며 “결국 이번 사태로 매우 모양이 안 좋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서 권 대행이 제대로 대행직을 제대로 수행 할 수 있겠냐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문자가 유출됐다는 해프닝으로 웃고 넘어가기에는 어려워 졌다”고 지적했다.

홍 전 의원은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대표 징계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확실한 증거나 원칙에 따라 이뤄졌어야 했다”며 “만약 경찰 조사가 끝나고 검찰로부터 이 대표가 기소되면 징계 절차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인데 그때 징계를 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너무 서둘렀다고 본다. 징계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그렇다고 분당 이야기까지 나오는 건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그간 이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며 여러 가지로 당내 혼선을 빚어온 건 사실”이라면서 “당장 지난 대선 때 윤 후보를 비판하고 지방을 혼자 돌았는데 이 대표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나를 보면 이 대표를 대하는 당내 주류 의원들의 시각이 곱지 못해 갈등을 빚어왔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배경이 왜 그런가 깊게 생각해보면 이 대표는 다음 총선때 공천권이 없다”며 “그게 가장 이번 징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러니 당 의원들이 이 대표에 대해 말을 쉽게 하는 것이다. 이 대표가 나이도 어리고 0선이고 언행이 진중하지 못해도 이 대표가 총선 이후까지 대표직 임기를 수행 할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분당 가능성을 두고 “우리나라에서 분당해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 기본적으로 정당이라는게 일정하게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우선 믿을만한 지도자가 있어야 하고, 지역에 따라, 세대와 계층에 따라 원하는 표가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는 지역적 기반 없이 표가 나오기 힘들었다. 다만 지금은 좀 옅어졌다고 하지만 지역적 구도는 굳건하다”며 “그런점에서 보면 일부에서 분당을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간 우리 나라 정당역사에서 분당 성공사례가 있었다고 판단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같은 당의 김형주 전 의원은 “윤 대통령 스타일이 원래 그런 것 같다. 그런 표현(내부총질)에 대한 진지한 입장,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무시하고 있다”며 “권 대행을 만나서도 마치 별일 아니라는 투로 ‘며칠 고생했겠네’ 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 사람의 사적대화라고는 하지만 이 대표를 보는 인식이 들어가있고 어쩌면 그런 점에서 기존의 발언과는 달리 당에 매우 관심을 갖고 있고, 대통령이 당 깊숙히 내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표현(내부총질)을 대통령이 했다는 건 매우 아마추어적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반면 김 전 의원은 분당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심점이 없다. 대통령 심중이 이 대표를 싫어하고 윤핵관인 권 대행과 장제원 의원도 이번 계기에 이 대표를 쳐내자고 합심한 것 같다”며 “다만 권 대행이 이번 일을 계기로 위기를 맞고, 장 의원은 권 대행으로는 안된다면서 최고위원들이 다 물러나야 한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청년층도 이 대표를 지지하는 상황”이라며 “누가 차기 당대표가 되더라도 이 대표와 대결해서 쉽게 이기긴 어렵다”고 예측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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