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쌓이는 적자에… 새벽배송 잇따라 '백기' 본문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새벽배송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몇 년 사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아 적자가 누적된 데다 최근 물류비 부담까지 늘어나자 과열됐던 경쟁이 잦아드는 분위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18일부터 중단한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이다. 롯데온은 2020년 5월 김포 온라인 전용센터를 통해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정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새벽배송을 접고 당일·예약배송에 집중한다는 게 롯데온 측의 설명이다.
롯데온은 롯데마트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당일 2시간 내 ‘바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전국 확대를 위해 온라인 물류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롯데마트 점포를 올해 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원하는 시간대를 정해 받을 수 있는 예약배송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BGF는 헬로네이처를 BGF네트웍스의 종속회사로 편입시켜 프리미엄 신선식품 소싱 및 공급, 차별화 상품 개발, 온라인 채널 제휴 판매 등 B2B(기업 대 기업) 사업만 전개하기로 했다.
BGF 관계자는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갈수록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발 빠르게 사업 전환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각각 1560억원, 2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온과 헬로네이처 입장에서 새벽배송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이다. 새벽배송은 새벽에 배송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탓에 인건비 부담이 높다. 또 롯데온과 헬로네이처처럼 새벽배송 주력 상품이 식품이라면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역량도 확보해야 한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대표 업체인 마켓컬리도 운반비로만 수백억을 지출하고 있다. 특히 운반비가 매출액과 거래액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총 거래액(2조원)과 연결기준 매출(1조5614억원)은 전년 대비 65%, 6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운반비(274억원)는 128%나 증가했다.
신선식품을 새벽배송 하는 곳 중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 있어 재고관리가 용이한 오아시스마켓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최근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드는 신규 사업자들은 콜드체인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대신 연관업체와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노리고 마감시간도 경쟁사보단 이르게 잡는 등 과도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G마켓과 옥션은 지난달 말부터 유료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서울 지역에 한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주문 마감시간은 오후 8시다. 주문 가능한 주요 품목은 비식품으로, 일부 가능한 신선식품의 경우 자체 창고나 콜드체인을 갖춘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달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한 티몬도 직접적인 물류 투자 없이 콜드체인 전문 물류기업 ‘팀프레시’와 업무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문 마감시간 역시 오후 4시로 마켓컬리(오후 11시)나 쿠팡의 로켓프레시(자정)보다 빠르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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