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
‘가석방’에 묶인 삼성 이재용…재계 “안타깝다” 본문
오는 9일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사면을 단행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 기업을 넘어 우리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정·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이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을 두고 “다음 정권이나 기회가 오면 더 잘 해결될 수 있는데 오히려 바둑돌을 잘못 놓는 것 아닌가”라며 불가 쪽에 무게가 실린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결정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앞서 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는 지난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이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을 요청하면서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사법리스크를 덜어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이 부회장의 사면이 무산되면서 국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재계 1위 삼성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이 부회장은 경제인 수행단으로 오는 6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미국 순방길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가석방 상태여서 해외 출국에 다소 제약이 있다. 작년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후 그해 8월 가석방된 이 부회장은 취업과 해외 출장이 제한된다. 해외에 나가기 위해선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해외 출장이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오는 7월 29일 가석방 형기가 만료되더라도 향후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런 탓에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투자와 협력 등을 논의하는 데 있어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1조 원 규모의 5G 통신장비를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이 부회장 특유의 장점인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활용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면 무산은 아타까움을 더한다. 사법리스크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때 활용하지 못해 심화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도 있어서다. 이 부회장은 이번 계약 성사를 위해 디시 창업자인 찰리 에르겐 회장과 ‘북한산 동반산행’을 함께 하며 막후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M&A(인수합병)와 대규모 투자는 책임있는 오너가 있어야만 가능한 데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으로서는 적극적인 경영에 한계가 있다”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이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삼성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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